[외환마감] 이틀만에 3.60원 하락, "외인 순매수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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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이틀만에 하락세를 재개했다. 지난 금요일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 조정을 일시적으로 경험했으나 외국인 주식순매수 부담에 따라 방향을 다시 바꿨다.
개장초 엔 약세와 역외선물환(NDF)시장의 오름세 영향으로 1,250원대로 올라섰던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장은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의 공급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에 기댄 달러매도(숏)는 한때 1,240원 붕괴 목전까지 환율을 끌어내렸으나 결제수요, 역외매수 등이 제한했다. 업체 네고물량도 시장에 출회, 환율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은 추가 상승이 여의치 않자 125엔 밑으로 내려서는 등 장중 하락요인이 우세했다. 전반적으로 방향을 따른 흐름보다 순간적인 수급상황의 변화에 따라 이리저리 기웃거렸다.
지난 금요일의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에 대한 부담이 아직 상존, 환율은 1,230원대 추가 하락의 여지가 있다. 다만 뉴욕 증시가 조정의 시점에 있고 외국인 매수규모가 한꺼번에 커지지 않을 경우 저가 매수를 중심으로 다시 차오를 수도 있다. 방향성을 잡기엔 아직 시간을 더 필요로 한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3.60원 내린 1,243.40원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51.50원, 저점은 1,240.00원으로 변동폭이 11.50원에 달했다.
◆ 1,230원대 진입 가능성 =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에 대한 달러 공급 가능성이 아직 남았다. 매도분위기가 우세한 상황. 1,230원대 진입은 어렵지 않게 보고 있다.
시장은 다만 외국인 주식자금과 관련한 물량 소화이후의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달러/엔이 쉽게 빠지지 않는다면 역외세력이 다시 1,230원대에서 매수의지를 키울 수 있다는 것. 외국인 주식매매 동향이 시장의 주된 관심사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시장을 압박하고 업체 네고도 가세했다"며 "저가 결제수요와 역외 매수가 아래쪽을 지지했으나 막판까지 주식자금이 나오면서 반등이 여의치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외국인의 주식순매수가 이어지고 달러/엔도 밤새 125엔 위로 많이 오르지 못하면 매도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내일 아래로 1,235~1,236원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고 위로는 1,246원 정도에서 막힐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일부에서 개장초 외국인 주식순매도와 순매수 물량을 네팅한 뒤 차액만 공급했음에도 1억달러 이상이 공급된 것 같다"며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게 아니라서 달러되사기(숏커버)가 간헐적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이 끝날 때까지 공격적인 매수는 없으나 달러/엔이 많이 빠지지 않으면 역외매수가 다시 나올 수도 있다"며 "내일 주식자금 압박에 따른 1,235원까지 하락이 예상됨과 역외매수의 재등장 가능성도 있어 1,240원대 후반까지 반등할 여지도 함께 생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 외인 주식순매수분 부담 = 지난 금요일 5,000억원을 넘어선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가운데 일부가 직전일의 순매도분과 매칭됐음에도 1~1억5,000만달러 이상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공급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매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역외세력은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가며 혼조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이틀째 순매수를 이으며 742억원의 매수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는 엿새째 11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말 뉴욕에서 달러/엔은 125.48엔으로 마감한 뒤 이날 하락세로 전환, 125엔을 축으로 공방을 벌였다. 도쿄 개장초 125.64엔까지 추가 상승했던 달러/엔은 무디스의 일본 외화차입등급 상향조정으로 방향을 전환, 124.73엔까지 미끄러졌다.
달러/엔은 이후 125엔 회복을 꾀했으나 여의치 않았으며 오후 4시 59분 현재 124.86엔을 기록중이다. 무디스는 이날 일본의 외환차입등급을 기존 Aa1에서 Aaa로 올렸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990원대에서 움직인 가운데 같은 시각 995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 환율 움직임과 기타 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4.50원 높은 1,251.5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9시 51분경 1,247.00원까지 내려섰다.
한동안 1,247.00~1,248.30원을 거닐던 환율은 달러/엔 하락, 업체 네고 등으로 하락 반전, 오전 11시 3분경 1,242.50원까지 밀렸다. 이후 저가 매수로 11시 3분경 1,244.20원까지 오른 환율은 재차 매도세에 밀려 11시 44분경 저점인 1,240.00원까지 흐른 뒤 1,241.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50원 낮은 1,241.0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차츰 낙폭을 줄여 한동안 1,242원을 축으로 시소했다.
그러나 환율은 역외매수 1,241.80~1,244.50원을 누비다가 달러되사기(숏커버) 강화로 오후 4시 12분경 1,246.0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으로 1,243.40원까지 되밀려 마감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8,7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6,1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8,000만달러, 5억270만달러가 거래됐다. 22일 기준환율은 1,244.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