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커스] 江北 '뉴타운 3곳' 개발반응..쌓였던 매물 사라져

서울시가 성북구 길음.정릉동,성동구 상왕십리동,은평구 진관내.외동 및 구파발동 등 3곳을 강북재개발사업 시범지구로 확정함에 따라 이 지역의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개발이 본격화되면 이 지역의 부동산값이 크게 뛸 것이라는 게 부동산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들 3곳에는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고 부동산가격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이 때문에 강남권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집값 상승을 주도했듯이 강북재개발사업 시범지구도 해당지역의 부동산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범지구에 포함된 지역뿐만 아니라 인근지역 부동산값도 들썩거릴 가능성이 높다. 시범지구의 개발이 시작되면 주민들의 이주가 불가피하고 이주는 대개 인근지역으로 몰릴 가능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근지역으로 전세수요가 몰리면 전세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강북재개발 시범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강남에서도 재건축사업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이뤄지면서 아파트값이 뛰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의 계획이 발표된 24일 3개 시범지구 일대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소에는 하루종일 문의전화가 폭주했다. "토지 및 재개발아파트 입주권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매물이 한꺼번에 회수됐으며 주인들이 가격을 높여 부르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왕십리동=지난 2~3개월 동안 쌓이기만 하던 매물이 일시에 사라졌다. 상왕십리동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평형대 노후주택을 평당 6백만원에 내놨던 집주인이 서울시 발표가 나자마자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가격을 평당 6백50만원으로 올렸다"며 "대부분 부동산 소유주들이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후주택의 경우 내년 초까지 평당 1백만원 정도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길음·정릉동=재개발구역이 몰려 있는 이 지역에서도 재개발아파트 입주권 매물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곳 부동산박사공인의 노승섭 실장은 "현재 이 일대 재개발아파트 입주권 시세는 30평형대를 기준으로 평당 1천만원대에 형성돼 있다"며 "올해 들어 어림잡아 평당 90만∼1백만원 정도씩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잇단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으로 최근 들어 매물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는데 하루 사이에 싹 들어갔다"며 "이번 발표로 입주권값이 50∼60% 정도 더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진관내·외동,구파발동=이 지역은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 등 꾸준한 개발호재에도 차분한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는 다소 들뜨는 분위기다. 이곳 선일공인 관계자는 "건축가능 층수 및 용적률 등 개발계획을 묻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투자를 노린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진관내·외동 일대는 땅값이 평당 4백만∼6백만원까지 호가되지만 최근 들어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의 여파로 인해 거래가 뜸한 상황이다. 갈현동 소재 보람공인 관계자는 "기존 거주자들은 토지수용 여부 등 구체적인 개발계획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며 "개발방식,주택공급 물량 등이 확정되면 열기가 뜨거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전문가들은 대부분 "부동산시장에서 한동안 갈 곳을 잃고 헤매던 부동자금이 이 일대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보였다. 하지만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든 데다 정부의 시장안정 의지가 워낙 강력해 한꺼번에 큰 폭의 가격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시범구역으로 지정된 3곳 가운데 입지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성동구 상왕십리동 쪽으로 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개발계획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영·송종현·김진수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