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만 믿는다" .. 외국인 '사자' .. 지수하락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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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화두는 다시 삼성전자다.
지난주 지수 급반등의 중심축이었다.
최근 단기고점을 찍고 방향을 상실할 뻔 한 시장을 지키고 있는 것도 역시 삼성전자다.
종합주가지수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혼조세를 보인 24일 증시에서도 삼성전자는 꿋꿋하게 오름세를 지켰다.
3분기 실적발표가 삼성전자 반등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외국인의 매수세는 끊이질 않고 있다.
반도체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도 힘을 보탠다.
삼성전자가 해외반도체업체와 분명한 차별성을 갖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TI등은 적자인데,삼성전자는 대규모 흑자를 냈다는 점에서 그렇다.
"삼성전자 효과"가 시장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의 견인차=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0일 27만3천원이었다.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584.04를 기록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종가는 33만4천원으로 직전 저점대비 23%가량 올랐다.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11%정도 상승하는데 그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두배이상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지수가 단기고점인 670을 찍은 뒤 조정을 받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오름세를 부추기는 것은 외국인이다.
사실 외국인은 올들어 삼성전자를 지속적으로 팔아왔다.
연초 59.99%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0일 51.22%로 급락했다.
최근 외국인 지분율 그래프의 꼬리가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24일 현재 지분율은 52%를 넘는다.
최근 10일 사이 1백10만주 이상을 거둬들였다.
◆왜 오르나=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3분기 실적이 좋았다.
외국계 증권사는 당초 삼성전자의 3분기 당기순이익을 1조4천억원 가량으로 추정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조7천억원이 넘었고 팔아치웠던 주식을 서둘러 다시 사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D램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것도 호재다.
반도체는 통상 겨울철이 성수기다.
최근 개당 7달러를 넘어선 2백56DDR 가격은 성수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으로 삼성전자가 다른 반도체업체와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말한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정창원 팀장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다른 반도체업체가 적자를 내고 삼성전자가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며 "반도체분야의 경쟁력이 가장 앞서고 있다는 것뿐 아니라 탄탄한 사업포트폴리오로 수익구조가 안정돼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효과가 나타날까=삼성전자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육박한다.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투자심리도 좌우한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움직임은 매우 긍정적이다.
대우증권 정 팀장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한국증시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최근의 주가 움직임은 향후 증시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며 "다만 시장환경이 개선되지 않아 삼성전자의 오름세가 다른 종목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지수를 방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조금만 개선되면 삼성전자 효과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