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건전성 감독 '고삐'] 순익 절반 이자수익 대출부실땐 '직격탄'

사상 유례없는 은행들의 올해 흑자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금융감독원이 상반기 국내 은행들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순이익의 46.1%가 이자부문에서 나왔다. 상반기에만 예수금을 64조원 늘리는 등 영업규모를 꾸준히 키웠고 부실채권도 축소했다. 예금과 대출금리차도 지난해 2.6%포인트에서 올해 2.8%포인트로 확대됐다. 세부적으로는 아파트 등을 담보로 빌려준 가계대출 이자와 각종 수수료부문의 이익이 컸다. 특히 가계대출 이자수입은 전년에 비해 69.2% 늘어났다. 감독당국은 바로 이같은 수익구조를 우려하고 있다. 경기가 급강하해 가계대출이 대거 부실화할 때도 과연 은행들이 올해와 같은 수익을 낼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수수료로 인한 수익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45.7% 늘어났지만 인터넷뱅킹과 폰뱅킹 등이 보편화되는 추세여서 은행의 장기적인 수익기반이 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감독당국이 유심히 바라보는 또 한가지는 은행들의 이익 증가세가 3.4분기 들어 현격히 둔화됐다는 점이다. 국내 20개 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모두 1조3천9백5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의 1조2천5백32억원에 비해 11.4%(1천4백22억원) 늘었다. 그러나 증가세를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은행의 순이익은 1분기 2조3천33억원에서 2분기 1조7천8백66억원으로 22.5% 감소한데 이어 3분기에도 21.9% 줄었다. 3분기까지 순이익 누계는 5조4천8백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5.8% 증가했으나 상반기중 31.6%, 1분기 1백7.2%에 비하면 증가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