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美의원의 죽음과 株價

지난 주말 뉴욕 증시가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오전 내내 상승 하락을 반복하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경제'와 관련한 별다른 발표는 없었지만 장 마감까지 2시간 동안 다우지수가 1백30포인트나 수직 상승했다.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상승의 원인을 바로 직전 미네소타주에서 날아온 비행기 폭발사고 소식으로 돌렸다. 폴 웰스턴 상원의원(58) 등 8명이 탄 비행기가 추락,전원이 사망했다는 뉴스다. 수도 워싱턴 일대를 공포로 몰고간 저격범이 체포된 지 하루만에 터진 대형 사고였다. 주가가 오른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당 소속인 웰스턴 의원의 사망으로 11월5일 선거에서 경쟁자인 공화당의 노름 콜맨 전 세인트폴 시장의 승산이 높아진 탓이다. 콜맨의 승리가 현재 50대 49로 민주당이 한 석 차이의 우세를 보이고 있는 상원의 여야 의석비율을 바꿀 것이란 분석에서다. 실제 선거전문가들 사이에선 두 후보가 팽팽히 맞서 있는 이곳의 선거결과가 상원 전체의 지배구도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월가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는 것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상승기에는 야당이 다수당인 것이 증시에 좋지만,침체기에는 여당이 다수당이어야 경기부양 등을 위한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뤄진다는 측면에서다. 미네소타 주법에는 사망으로 상원의원이 공석이 될 경우 '당선자'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번 선거에서 콜맨이 당선되면 당장 11월5일부터 상원의 지배구조가 바뀜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정치학자 출신의 웰스턴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자유주의자다. 반전론자인 그는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전쟁 권한 위임을 결정하는 투표에서도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유수 언론들은 사설과 논평을 통해 '가난한 자를 위하고 금권정치와 모험주의에 일관성있게 반대해온 고귀한 목소리를 잃은 것'을 애도했다. 제시 벤투라 미네소타주 지사는 선거일까지 조기 게양을 지시,미네소타주의 성조기는 한폭씩 내려갔다. 하지만 뉴욕 월가의 주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