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 '빅뱅'] 철강업계, 日 JFE홀딩스 '주목'
입력
수정
"JFE홀딩스를 주목하라"
전세계적인 통합화.대형화의 바람을 타고 일본의 가와사키제철과 NKK가 지난 9월27일 합병,JFE홀딩스로 출범했다.
세계 철강산업 통계기관인 메탈불리틴에 따르면 JFE는 올해 연산 3천3백만t의 조강(쇳물)을 생산,단숨에 세계 2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JFE 탄생이 갖는 의미는 또 있다.
그동안 일본 최대 철강업체로 군림해 왔던 신일철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는 양대축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가와사키제철이 현대하이스코,동국제강과 자본및 기술제휴를 맺고 있어 한국의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JFE는 기존 NKK와 가와사키제철을 각각 1백% 지분을 가지고 자회사로 거느리게 됐다.
양사의 공장들도 내년 4월께 사업부문별로 나눠지게 된다.
이미 철강과 엔지니어링등 5개 사업부문으로 구도를 잡아가고 있다.
철강부문에서는 4개 철강공장이 일본 동부제철소와 서부제철소등 2개로 재구성될 예정이다.
JFE는 이와 함께 3개의 용광로를 폐쇄하고 생산라인을 가동중단해 사업을 통합하고 경영효율성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여기에다 올연말까지 2백억엔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05년도에는 8백억엔 규모의 비용을 절감할 것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금융부채를 대폭 축소키로 했다.
현재 NKK와 가와사키제철이 안고 있는 금융부채는 2조5천억엔.
이를 오는 2005년말까지 1조8천억엔으로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국제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해외 유수 철강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모색키로 한 것이다.
강판분야에서는 독일 티센크룹과 기술제휴를 맺은 상태며 중국 철강업체들과의 제휴를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관심사는 과연 JFE가 신일철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여부다.
JFE 초대 회장을 맡은 간지 에모토 회장은 "초대형 철강업체의 위상보다 보다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철강업체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일단 JFE는 신일철의 이익규모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일철은 지난해 1천2백50억엔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면 가와사키제철과 NKK 양사의 총영업이익은 1천3백30억엔에 달했기 때문이다.
JFE가 도쿄와 요코하마 치바 후쿠야마 미즈시마 등 일본 각지에 거점공장을 두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물론 호락호락하게 당할 신일철이 아니다.
신일철은 현재 스미토모금속,고베제강과 연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신일철은 EU지역 최대 철강통합업체인 아셀로,한국의 포스코등과 광범위한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르노닛산,도요타자동차등 일본 실수요업체에 대한 판매경쟁력 역시 갖추고 있다.
JFE의 탄생에 한국 철강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일본에 대해 심각한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주로 열연코일과 고급 철강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지난 7월까지 한국의 일본 철강 수출액은 5억6천2백만달러(1백24만t)였다.
반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은 19억3천3백만달러(6백62만t)에 달해 심각한 무역역조 현상을 보였다.
이같은 무역적자 규모는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의 15억3천3백만달러에 육박하는 것이다.
상당량은 현대하이스코등의 업체들이 수입하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은 가와사키제철이 NKK와 합병을 통해 JFE로 거듭나면서 한국업체들에 대한 판매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는 것.
현대하이스코는 가와사키제철에서 열연코일을 수입한뒤 자동차 냉연강판으로 가공해 현대.기아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더욱이 가와사키제철은 현대하이스코와 동국제강에 각각 13%,3.8%의 지분을 갖고 있다.
기존 5대 일본 고로사의 경쟁체제가 붕괴된 이상 일본의 내수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EU의 경우 아셀로,티센크루프,코러스등으로 합종연횡이 일어나면서 내수가격 상승이 초래됐다.
일본의 내수가격이 상승하면 한국쪽으로 수출되는 열연코일 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JFE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