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 급등락 되풀이] 자금 단기부동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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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기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으면서 국제 금융시장도 급등락이 되풀이되는 등 출렁이고 있다.
국제 금리와 주가, 환율의 변동폭이 예전보다 훨씬 커지면서 단기적인 장세 전망마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에 비례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투자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증가
29일 국제금융센터가 분석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가 집계하는 세계 주요지수(MSCI ACWI) 변동폭이 지난 9월중 20% 수준에서 최근 30%대로 확대됐다.
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변동성'은 하룻동안의 수익률 움직임을 연율로 산출하는 것으로 국제시장에서 주가와 금리의 상하 변동폭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달러당 엔화환율은 올해초 1백35엔에 머물러 있었으나 지난 7∼8월께 1백15엔대까지 하락한 후 다시 10엔 정도 오르는 등 급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10년만기 국채(TB)수익률도 올해초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가 최근 0.5%포인트 올랐다.
◆ 안전한 시장으로 자금이동
미국의 이라크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적인 자금이동이 활발해졌다.
전쟁 개시로 발생할 위험을 회피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만 홍콩 등 아시아국가들의 경기침체, 남미 국가들의 채무불이행(모라토리엄) 가능성 등으로 국제자금이 선진국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90년 이후 처음으로 해외투자자산에 대해 순매도 포지션으로 돌아섰다.
이들의 해외투자자산 순매도 규모는 올들어 7월까지 2백76억달러에 달했고 이후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단기부동화 현상도 뚜렷
안전한 시장으로 평가받아온 미국에서도 장기국채와 부동산에 대한 투자위험이 커지고 있다.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국제자금이 단기부동화하고 있다.
미국 TB의 수익률은 4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적인 주가 하락의 여파로 TB와 MBS(주택저당증권)의 시장가격이 한때 상승하기도 했으나 최근 불안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단기예치금인 MMF(머니마켓펀드)는 지난 2.4분기중 2백59억달러가 유입됐다.
금융회사에 맡기는 단기예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 위험 해소로 자본시장 유입기대
국제금융센터는 이라크 전쟁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미국과 유럽내 투자자금이 안전한 지대로 회귀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국제 금융시장이 반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반등→주식시장 자본유입→채권가격 하락→금리상승→장기예금 증대→기업대출 증가'의 선순환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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