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모럴해저드 '충격' .. 소프트윈.에이콘 잇단 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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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윈과 에이콘의 잇따른 부도로 코스닥 시장이 또다시 '대주주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사실상의 대주주로 추정되는 인물이 소형 장외기업을 이용해 유명 등록기업을 음성적으로 인수한뒤 복잡한 제품거래 연결고리를 활용, 자금을 빼내 잠적한 것으로 윤곽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엠플러스텍 한국하이네트 콤텔시스템 등이 최고 60여억원대의 부도어음을 떠안는 등 코스닥 기업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1일 코스닥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윈과 에이콘 부도 배경에는 등록기업 편법인수, 예약매매(대주주가 보호예수기간 중에 미리 지분을 파는 것), 공시내용 은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쇄부도는 지난달 18일 자본금 2억원의 장외기업 한국RF로직의 부도에서 촉발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회사는 소프트윈의 사실상 대주주(지분 20%)로 복잡한 납품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프트윈의 현재 장부상 대주주로 돼 있는 해피머니로부터 지난 4월 예약매매를 통해 지분을 인수한 한국RF로직은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같은 사실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에이콘도 지난 4월 자본금 5천만원의 장외기업 엔터아이로 인수된 뒤 종전 주력제품인 배관 이외에 정보기술(IT) 유통에 뛰어들면서 매출과 함께 매출채권이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엠플러스텍 등과 거래관계에서 볼 때 소프트윈뿐만 아니라 에이콘의 배후에도 한국RF로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리고 한국RF로직의 실질적인 주인은 대표이사나 등재이사가 아닌 L모 집행임원(상무)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대주주가 몇 개의 우량 흑자회사를 징검다리식으로 인수한 뒤 자금을 모두 빼내간 신종 머니게임"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윈과 에이콘 실무자들도 모두 부도 이유를 명확하게 알수 없다고 토로했다.
정의동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소프트윈 등의 부도 파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부도어음을 갖고 있는 기업을 조사해 바로 공시토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