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갈길은 먼데.." 1억弗유출 논란.마이크론 제소등 암초 속출

하이닉스가 예기치 않은 악재를 잇따라 만났다. 미국 마이크론의 제소와 1억달러 유출논란 등이 조만간 출자전환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인 채권단의 태도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제소에 대해 하이닉스의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또 지난 8월말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데다 △최근 주력제품으로 부상한 DDR(더블데이터레이트)D램 생산 부진△하이닉스 인수협상 결렬 등에 대한 책임추궁을 피하기 위해 적극 공세로 전환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이닉스측은 "재작년 큰 이익을 냈던 마이크론사가 작년에 적자로 돌아선 이유는 시장불황에 의한 것이지 하이닉스 때문이 아니다"라며 적자의 책임을 경쟁업체에 미루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이닉스 측은 설사 상계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무역규제 조치 대상이 되지 않는 미국 유진 소재 공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 등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정부가 자국의 업체 보호를 위해 무역규제 조치를 내린다면 D램 가격이 회복되는 시점에서 오히려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무역규제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소에서부터 최종판정까지는 2백∼3백일이 걸리는 만큼 하이닉스가 당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제소 또는 조사 자체가 수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조사에 따른 관련기업의 부담이 큰 데다 하이닉스 문제 해결에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채권단이 하이닉스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데 소극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서 제기된 '1억달러 유출' 논란도 하이닉스 경영정상화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이닉스측은 "계열분리 전의 일로서 적정하게 회계처리가 된 사항"이라며 현재 시점에서는 문제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공세가 거센 만큼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들은 하이닉스 정상화방안 추진을 미적거릴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다 하이닉스가 중국의 동팡전자(BOE)와 맺기로 한 TFT-LCD사업 매각 본계약도 체결이 지연되고 있어 하이닉스의 내년도 투자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국내 채권은행들은 동팡전자에 대한 신디케이트론 제공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 정상화는 얼마나 채권단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D램시장이 빨리 회복되느냐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