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리더]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사장>

"'가문의 영광'은 가족 이야기를 중심으로 조폭 불륜 멜로를 합친 일종의 '종합선물세트'입니다. 베테랑 배우 유동근의 연기와 김정은의 순발력이 돋보였지요."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영화 '가문의 영광'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사장(38)은 흥행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흥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가문의 영광'은 지난 9월 추석연휴 개봉된 이래 지난 3일까지 4백84만명의 관객이 봤다. 최근엔 정 사장이 공동제작자로 참여해 이 영화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하기로 워너브러더스사와 계약했다. '가문의 영광'으로 태원이 번 돈은 제작비 41억원을 제외하고 1백억원에 달한다. 비디오와 방송판권,수출가 등을 합칠 경우 추가로 30억원 이상 벌어들일 전망이다. "'가문의 영광'은 시나리오 초고를 너댓 명의 시나리오 작가를 동원해 거듭 수정한 후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때문에 각색료가 각본료의 두 배 이상이었지요. 그렇게 해야 작품이 기쁘거나 혹은 슬프거나 아니면 액션이 강하거나 확실한 색깔을 갖게 됩니다." 그는 현재 촬영중인 멜로물 '국화꽃향기'의 연출팀에게도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도록 주문하고 있다. 태원은 또 올해 수입외화 부문에서도 흥행실적이 좋은 편이다. '반지의 제왕'(3백88만명) '세렌디피티'(16만명) '레지던트 이블'(80만명) '소림축구'(80만명) '인썸니아'(44만명) 등을 수입,흑자를 냈다. "올해 수입해 개봉한 영화들과 '가문의 영광' 관람객을 합치면 1천2백만명에 달합니다. 이는 올해 국내 전체 극장관객의 10%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실적이 좋은 덕분에 그는 요즘 주변 사람들로부터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것을 권고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코스닥에 갈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영화사업은 속성상 분기별로 수익을 맞추기가 어려운데다 코스닥에 등록하면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