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시대...앞서가는 농업벤처] (5) '제3의 길'

[ 제3의 길 : 농업과 환경산업과의 퓨전 ] "너무 재밌어요. 시골에 와서 좋은 공기 마시면서 맷돌로 콩도 갈고 새끼도 꼬고…. 다음번엔 엄마 아빠랑 다시 한번 꼭 찾아올거예요."(김서현·평화초등학교 4학년)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상호리에 위치한 팜스테이(farm stay)농가 석수공원은 5일 오전부터 서울에서 온 1백40여명의 어린이 단체 고객들로 들썩였다. 주인 권혁진씨(59.팜스테이 마을 전국협회장)가 농사 체험 프로그램을 일일이 소개할때마다 장난꾸러기 아이들은 따라하며 동시에 수많은 질문을 내뱉었다. 권 회장은 "학교 등과 연계해 어린이 손님을 받는 것은 당장 수익이 된다기보다는 이들로 하여금 농촌 환경에 익숙하게 하는 중요한 투자"라며 "이들 모두가 앞으로 농촌을 아끼는 고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전혀 아까울게 없다"고 말했다. 지난 93년 서울에서 귀농해 민박업과 벼농사를 함께 시작했던 권씨. 그는 농촌의 아름다운 환경과 농업을 조화롭게 연계시키는 장사가 없을까 고민하다 99년 농협 지원을 받고 '팜스테이'라는 테마 관광을 개발했다. 도시민에게 황토 방을 제공해 농촌의 정서를 맛보게 하는 한편 직접 농사에 참여시켜 거기서 나온 농산물을 소비하도록 하는 것. 이같은 아이디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농촌 체험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부단한 노력 덕분. 실제 봄에는 산나물 뜯기와 표고버섯 재배, 여름에는 벼 농사와 참외 따기, 가을에는 고구마 캐기와 밤 따기, 겨울에는 토끼 몰이와 새끼 꼬기 등 계절에 따라 프로그램도 달라진다. 상호리 다른 농가들과 연계시켜 사업의 안정성도 키우고 있다. 가깝게는 4㎞밖에 있는 고구마 농장과, 멀게는 12㎞ 떨어진 땅콩 농장까지 12개 농가로부터 공급된 농산물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권씨는 "이같은 추세라며 올해 매출액은 7천5백만원에 순이익만 4천만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FTA시대를 맞이해 지레 겁먹는 농민들이 많지만 농촌을 도시민들이 그리는 관광자원 및 환경이라는 시각으로 뒤집어 본다면 농촌은 잠재력이 무한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여주=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