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강국 이끄는 CTO] 강창오 <포스코 기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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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오 포스코 기술연구소장(60·부사장)은 20년 이상 용광로 곁을 지키며 제철소를 누빈 엔지니어출신 CTO다.
지난 71년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후 포스코 공채 3기로 입사,94년 상무로 승진하기까지 줄곧 생산현장을 누벼왔다.
"국내 첫 용광로가 착공된 71년 5월 이전에는 용광로를 구경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입사 후 일본에서 6개월간 연수를 받으면서 철강산업이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됐지요."
그는 73년 완공된 제1기 용광로의 공장장을 시작으로 제2기와 제3기 공장장을 잇따라 맡으면서 신설되는 용광로 관리를 도맡았다.
제3기 공장장을 맡고 있던 지난 79년의 일을 그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갑자기 용광로가 작동을 멈추면서 내부가 굳어버렸어요.용광로가 고장 나면 모든 공정이 중단되기 때문에 비상사태가 일어난 셈이지요.정확히 21일 동안 집에도 가지 않고 용광로에만 매달려 겨우 정상가동시켰습니다."
그는 "초창기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물려받았던 한국의 철강산업이 이제는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땀 흘렸던 수많은 엔지니어들 덕택"이라고 잘라 말했다.
"세계 철강시장은 유럽과 일본에서 최근 일고 있는 합병을 통한 대형화 움직임에다 신기술 등장 등으로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고 있습니다."
그는 "이러한 추세에 대비하기 위해 다각도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요즘 연료비가 적게 들고 환경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제철공정인 '파이넥스(FINEX) 공정' 개발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미 핵심기술 개발은 끝냈으며 내년 5월부터 연간 1백만t 규모의 시험공장을 가동시킨 후 2005년까지 상용화 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게 그의 목표다.
강 소장은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비용은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워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