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獨走에 추격 나섰나 .. 현대車.국민銀.SK텔등 주가 기지개

현대자동차 7%,국민은행 5%,SK텔레콤 3%,한국전력 6%... 삼성전자에 눌려있던 다른 블루칩과 옐로칩의 주가가 6일 큰 기지개를 켰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약한 오름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현대차 한전 등 "왕따"블루칩이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매수세가 삼성전자 이외의 종목으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선도주가 치고 나간뒤 다른 종목이 뒤를 따르고 다시 선도주가 바톤을 이어가는 선(善)순환구조가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것. 그러나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이날 상승세를 삼성전자와 다른 블루칩의 주가 격차 줄이기로 진단한다. 아직은 눈높이를 맞추는 수준이지 선순환구조의 형성을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는 것.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지수 700선까지는 삼성전자가 아닌 블루칩이 끌고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후 장세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도체 랠리가 지속되느냐 여부가 선순환구조의 형성을 결정할 것이란 얘기다. ◆블루칩의 반란=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동안 외면해온 한국전력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한전 주가는 지난 10월10일 종합주가지수가 저점을 찍었을 때 2만원선이 붕괴된 뒤 줄곧 하향세였다. 종합주가지수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블루칩 구실을 못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전기 삼성SDI 기아자동차 국민은행 포스코 SK텔레콤 등이 외국인 순매수 20위권에 들었다. 미래에셋 안선영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를 매도했던 외국인이 세계증시의 반등세에 힘입어 다시 삼성전자를 매수하면서 다른 종목들이 소외됐다"며 "이같은 차이를 줄이기 위해 다른 블루칩으로 매수세가 쏠렸다"고 분석했다. 사실 국내 블루칩은 최근 반등국면에서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SK텔레콤 한전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저가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 AT&T와이어리스사 주가는 지난 10월초보다 1백30% 올랐지만 SK텔레콤은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시장 전체로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10일 이후 지수는 15%이상 올랐으나 지수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종목이 6백51개나 된다. 오르지 못했던 종목들이 일제히 고개를 쳐들며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이다. ◆선순환구조 이어질까=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매수세가 여러 종목으로 확산된 뒤 다시 삼성전자가 치고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우선 반도체 가격동향이 문제다. 미국의 금리인하 임박이란 재료가 7일 소멸된다. 이같은 변수가 시장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갈지 아무도 확신하기 어렵다. 삼성증권 오 선임연구원은 "최근의 상승세는 프로그램매수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추세적 상승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도 "삼성전자와 다른 블루칩간의 가격차이를 좁히면 지수 700선 도달은 가능하겠지만 대외변수가 워낙 많고 금리인하라는 재료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그후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오 선임연구원은 "결국 향후 장세는 반도체가격의 움직임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반도체값이 오른 게 생산업체의 재고정리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추가적인 상승논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