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短打 '주가 발목' .. 연말결산 앞두고 몸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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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사등 기관들의 대기성 매물이 적지 않아 향후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자금 유입이 없는 가운데 기관들이 연말결산을 앞두고 주식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산기 보수적 운용=최근들어 투신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를 통해 주식운용을 아웃소싱(외부위탁)하고 있는 연기금 보험 은행 등의 자금담당자들은 "주가상승시 주식편입 비율을 줄이거나 일부 환매해줄 것"을 투신사 등에 요구하고 있다.
BIS비율 산정 등 연말결산을 앞둔 상황에서 위험 가중치가 높은 주식의 보유 비중을 가급적 줄이자는 의도다.
홍호덕 한일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자금을 맡긴 일부 기관들로부터 지수가 700선에 도달하면 주식 비중을 줄여달라는 요구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홍 팀장은 "향후 장세가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연말결산까지 닥치자 기관들이 보수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스권 장세관=기관들의 이같은 보수적인 움직임은 장세 전망과도 무관치 않다.
홍성진 피데스투자자문 주식팀장은 "많은 기관들이 박스권을 정해놓고 저점에서 사고 고점에서 파는 단기 트레이딩에 치중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는 "지수 720선을 단기 꼭지로 생각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많다"면서 "700선이 가까워질수록 기관의 매도압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지수가 추가상승하기 위해선 기관의 대기매물을 소화해야 하는 등 한차례 치열한 매매공방을 거쳐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관건은 외국인이 기관의 매물을 어느 정도 소화해줄 수 있느냐다.
다행히 8일 전날밤 미국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졌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신규자금 정체=기관들의 신규자금 유입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코스모투자자문 최권욱 대표는 "연기금 보험의 대부분 기관들은 연내에 자금을 집행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이미 들어와 있는 자금을 인출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기관 자금 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의 여유자금도 투신권 펀드로 좀처럼 이동하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소폭 증가세를 보였던 주식형펀드 잔고는 이달 들어선 9조7천5백억원에서 맴돌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