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8주만에 최저치, "1,200원 지지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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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사흘째 하락, 8주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10원 가량 하락하며 최근 강하게 지지됐던 1,214원은 물론 1,210원도 무너뜨렸다.
시장은 환율 하락 요인으로 가득했다. 미국 달러화 약세가 심화, 달러/엔 환율이 120엔대로 하향, 시장에 하락압박을 가했다.
수급상황도 이에 가세, 앞선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수분이 공급됐고 역외선물환(NDF)정산 역내매도분도 부담이 됐다. 역외에서 롤오버 달러매수가 하락을 제한하기도 했으나 매도우위를 견디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새로운 바닥 찾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추가 하락선을 놓고 장고에 들어간 가운데 다음주 1,200원 지지 여부가 주목꺼리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현재 전날보다 9.80원 내린 1,207.40원에 한 주를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9월 13일 1,203.80원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14.00원, 저점은 지난 9월 12일 장중 1,201.00원까지 내려선 이후 최저 수준인 1,206.80원을 기록했다. 하루 변동폭은 7.20원을 가리켰다.
◆ 1,200원 '지지력' 테스트 예상 = 시장의 관심은 달러/엔의 맞춰져 있다. '달러/엔 120엔이 깨지느냐'가 가장 큰 화두이며 달러/원의 흐름은 이에 궤적을 맞출 수밖에 없다. 달러/엔 향방은 추가 하락과 반등으로 엇갈려 있다. 다소 애매한 레벨에 봉착해 있는 것.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NDF정산 역외매수와 역내매도가 1,210원을 두고 공방을 벌이다가 외국인 주식자금이 오후 4시 이후 쏟아져 낙폭을 키웠다"며 "달러/엔의 120엔 지지여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장 1,200원이 깨지긴 힘들겠지만 당국도 1,200원에 육박하면 액션이 있을 것"이라며 "다음주 1,198~1,215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분위기가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흐름에 맞춰져 있다"며 "역외가 소극적으로 매수에 나서 물량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음 지지선이 1,205원, 1,200원이며 기술적으로 1,180원까지 밀릴 수 있다"며 "그러나 밀자니 레벨 부담이 있고 오르자니 반등요인이 없어 다음주 1,200~1,215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 달러/엔 120엔대 하향, 물량 부담 = 미국 달러화의 약세골이 깊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대폭 금리인하 이후 다른 나라와 금리격차로 인해 달러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
전날 뉴욕에서 최근 강한 지지력을 발휘하던 121.50엔을 하향, 121.13엔에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0엔대로 진입했다.
달러/엔은 일시적으로 121엔대를 회복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120.80엔을 지지하는 가운데 120엔대 후반에서 주로 머물렀다. 달러/엔은 오후 4시 55분 현재 120.85엔을 기록중이다. 다음주 월요일 뉴욕이 '재향군인의 날'로 휴장인 점을 감안, 등락폭은 크지 않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1,000원을 중심으로 시소했으며 같은 시각 998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닷새째 주식순매수를 이으며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6억원, 58억원의 매수우위를 가리켰다. 심리적으로 환율 하락을 부치기고 있다. 앞선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이 1억5,000만~2억달러 가량 시장에 출회, 하락 압박을 가했으며 NDF정산관련(픽싱) 역내매도분도 가세했다.
◆ 환율 움직임과 기타 지표 = 전날보다 3.20원 낮은 1,214.00원에 개장한 환율은 곧 1,211.80원까지 밀린 뒤 달러/엔 반등으로 오전 9시 48분경 1,213.70원까지 되올랐다.
그러나 물량 부담과 달러/엔 121엔 하향으로 레벨을 낮춘 환율은 1,210원에 대한 경계감을 비치기도 했으나 10시 57분경 1,209.10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 추가 하락이 멈추고 달러 과매도를 해소하며 1,210원대를 회복, 11시 36분경 1,211.20원까지 상승한 뒤 1,210.6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높은 1,211.0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한동안 1,209.70~1,211.10원을 횡보하다가 달러/엔 상승으로 3시 41분경 1,211.70원까지 되올랐다.
이후 1,211원을 경계로 상하 시소하던 환율은 달러/엔 반락과 외국인 주식자금으로 4시 21분경 저점인 1,206.80원까지 밀렸다. 추가 하락이 막힌 환율은 1,207원선에서 맴돌았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4,3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3억1,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5,300만달러, 4억8,680만달러가 거래됐다. 11일 기준환율은 1,210.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