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즙.들기름으로 채색한 고전詩歌 .. 정종미씨 전시회

지난해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한 한국화가 정종미씨(46)가 서울 소격동 학고재와 태평로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수상 기념전을 갖고 있다. 전통재료와 기법으로 제작한 '어부사시사''소쇄원''몽유도원도' 등 60여점을 출품했다. 정씨는 전통재료와 작업과정을 중시하는 작가다. '몽유도원도','현' 시리즈,'종이부인' 시리즈에서 콩즙과 들기름을 주재료로 한 독특한 채색기법으로 한국화의 현대화를 모색해 왔다. 종이를 염색한 뒤 아교를 붓고 말린 다음 두들기고 여기에 아교물을 부어 채색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콩즙을 바르고 그 위에 다시 염색한 천을 콜라주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재료에 대한 꾸준한 실험을 통해 물질과 색이 자아내는 한국화의 깊이를 보여주는 작가다. 신작 '어부사시사'와 '소쇄원'은 윤선도의 시조가 우리말로 한국문학을 빛냈듯 우리 산천에서 얻은 감흥과 고전 시가(詩歌)에서 얻은 시흥을 전통재료와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서울대와 뉴욕 파슨스스쿨에서 한국화를 배운 정씨는 전통안료의 종류와 성질,먹과 접착제,장지 채색기법 등을 수록한 해설서 '우리 그림의 색과 칠'(학고재)을 펴내기도 했다. 22일까지. (02)720-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