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선 '탐색' 눈치보기 .. 국내외 악재들만 부각

증시에 갑자기 한파가 몰아쳤다.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부각되는 분위기다. 반도체 랠리가 숨고르기에 들어갔고(삼성전자), 이동통신요금이 정부의 요구로 떨어질 전망인데다(SK텔레콤,KT), 가계대출 위험증가(국민은행) 등이 주도주의 부상을 가로막고 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부담이다. 웬만한 기업들은 3분기 실적을 이미 발표한 탓에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해외변수들도 여전히 안개속이다. 유엔의 이라크 무장해제결의,금리인하후 미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비관적인 것 만은 아니다. 11일 외국인투자자는 6일만에 순매도를 기록하긴 했지만 절대규모가 3백억원 안팎에 그쳤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외에 다른 종목을 손대기 시작한 것도 의미있는 변화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오현석 선임연구위원은 "여러가지 돌발변수가 나타난데다 저항선인 680선을 깨지 못하면서 지수가 박스권 하단 설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지수가 지지선을 찾고 있는 단계인 만큼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중심의 매매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우호적인 시장환경 미국의 금리인하와 반도체가격 상승세가 최근 반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들 재료는 소멸되고 말았다. 더욱이 '상승 바통'을 이어받을 주자가 나타나질 않고 있다. 반면 돌발변수들이 생겨나고 있다. 정부가 이동통신요금 인하와 투자펀드 조성 등을 단행, 통신업종에 대한 정책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가계대출에 대한 위험 경보도 계속 울려대고 있다. 미국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도 곧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단기 시장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셈이다. 증시의 대내외 환경이 갑자기 변하면서 '눈치보기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거래대금이 계속 줄고 있는 게 이를 반증한다. 외국인과 기관이 고민하는 사이에 선물거래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를 결정하는 날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지선 탐색중 종합주가지수가 저항선인 680선 돌파에 여러차례 실패한 뒤 조정을 받고 있다. 지수가 거꾸로 지지선 설정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저가매수의 단계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증권 오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이 최근 한달 사이에 1조3천억원을 시장에 투입했다는 점에서 유동성은 풍부한 편"이라며 "돌발변수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전저점인 580선까지 떨어질 만한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지선을 620~630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20일 이동평균선(660)이 깨진 상황에선 이 정도 수준까지는 밀릴 수 있다는 것.전저점(580) 근처는 낙폭이 지나치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어 600위에서 박스권 하단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소형주에 관심을 종합주가지수가 바닥을 찾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수관련 대형주를 사기는 부담스럽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히려 우량 중소형주를 매수할 때라고 말한다. 지수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조정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형주가 매매의 중심축을 형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오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의 매기가 확산되는 움직임이어서 우량 중소형주에 선별적으로 대응한다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