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이사철 집값 '올해도 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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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들썩인다는 '겨울방학 이사철'이 다가왔다.
최근 수년동안 겨울방학 이사철은 집값 동향에 커다란 영향을 미쳐 왔다.
특히 올해 겨울방학 이사철은 어느해보다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집값이 '재반등하느냐 아니면 장기 안정세로 접어드느냐'를 가늠할 고비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11월말부터 2월말까지를 겨울방학 이사수요기로 분류하고 있다.
이 기간중 주택 매매계약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기간중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꿈틀댔었다.
실제로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에서 '겨울방학 특수'는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의 경우 최근 4년간 겨울방학 이사철에만 집값이 평균 5.1% 상승했다.
특히 강남구의 겨울방학 이사철 평균 상승률은 7.4%에 달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겨울방학에는 집값이 강보합세 정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겨울방학 상승세 뚜렷 =지난 98년 이후 겨울방학 이사철 기간에는 집값이 지속적으로 올랐다.
겨울방학 시작전인 12월초 아파트값과 방학이사가 끝나는 2월말 아파트값을 비교한 결과 상승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 전체적으로 보면 지난 98년 겨울방학 이사철 기간의 매매값 상승률은 5.79%를 기록했다.
이어 99년(3.05%), 2000년(0.57%) 등으로 상승률이 둔화되다가 2001년에는 11.20%의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겨울방학 이사철 기간중 강남구 소재 아파트값의 상승률은 서울전체보다 2.3%포인트 높았다.
연도별 매매값 상승률은 98년 6.13%, 99년 5.53%, 2000년 1.39%, 2001년 16.82% 등으로 조사됐다.
전셋값도 오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지역은 지난 4년간 겨울방학 이사철에 평균 6.8%의 전셋값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구는 이보다 높은 평균 7.4% 올랐다.
폭등은 없다 =전문가들은 겨울방학 특수가 올해도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로 여름방학보다 겨울방학에 학교를 옮기기 때문이다.
어려워진 수능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년 연속으로 수능이 어렵게 나오면서 유명학원이 몰려 있는 대치동 일대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일부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RE멤버스의 고종완 소장은 "학군.학원 수요가 많은 대치.도곡.개포동 일대 집값이 11월말부터 내년 2월까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강남권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부동산 가격은 가수요 없이 실수요만으로는 폭등하기 어렵다"며 "가수요자들이 세금 부담으로 몸을 바짝 낮추고 있어 올 겨울방학에는 가격 급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2년동안 집값이 오를만큼 오른데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 의지가 어느때보다 확고하다는 점도 집값 급등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전세계적인 디플레이션 가능성, 미.이라크간 전쟁발발 가능성 등도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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