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군사공격 일단 피하자" .. '유엔결의안'수용 배경.전망

이라크가 13일 유엔의 무기사찰 결의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은 일단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ㆍ검증ㆍ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등 사찰단 선발대가 오는 18일 이라크에 입국한다. 하지만 사찰과정에서 사찰단과 이라크 정부간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이라크를 무장해제시키려는 미국의 의지가 워낙 강해 전쟁으로 향하는 미국의 기본적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이라크의 결의안 수용 배경=당장 전쟁의 위험에 맞닥뜨리기보다는 일단 시간을 벌어보자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거부했을 경우 며칠 또는 몇주 내로 미국의 공격이 시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미 최대 25만명을 동원하는 대규모 작전계획까지 세워놓고 방아쇠를 당길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유엔 안보리 15개국 모두 결의안에 찬성했고 이라크 주변의 중동국가들도 결의안 수용을 촉구,사담 후세인 대통령도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그러나 이라크는 결의안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이라크는 수용결정을 유엔에 통보하면서 미국과 영국에 대한 비난과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이라크의 결백,10년 이상 이라크를 고통속에 빠뜨리고 있는 유엔 제재의 해제 요구 등을 적극 주장했다. ◆미국의 반응=수년간 미국을 속여온 이라크의 전력을 감안할 때 결의안 수용의사를 밝힌 것만으로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 도중 "미국은 후세인 대통령의 기만과 부인,책략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스콧 매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실 관계자도 "진정한 시험대는 이라크의 서한에 담긴 말들이 아니라 행동"이라면서 "우리는 전에도 이와 같은 후세인 대통령과 이라크 정권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이라크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