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때이른 '겨울잠' .. 거래 계속 줄어들고 예탁금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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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이 작아졌다.
1주일 넘게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수 변동폭은 크지 않다.
14일엔 제자리 뛰기를 하며 하루종일 보합권에 머물렀다.
옵션 만기일치고는 너무 조용했다.
전문가들은 약세장 속의 단기상승장(베어마켓 랠리)이 끝나간다고 분석한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으며 실질 예탁금마저 감소추세다.
지수 이동평균선도 하향추세로 돌아섰다.
시장의 체력이 떨어지고 활기를 잃어간다는 진단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모멘텀을 찾기 위한 휴식기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 640~680사이의 박스권에 갇혀 운신의 폭이 좁은 모습"이라며 "매매가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안정적인 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모멘텀이 발생할 경우 주가가 한단계 레벨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어마켓 랠리는 종결됐나
기술적 지표들은 '그렇다'고 답하고 있다.
5일 이동평균선은 20일 평균선을 아래로 뚫고 내려갔다.
60일 1백20일 이동평균선과 함께 그래프가 오른쪽 아래를 향하는 역배열 그림을 만들었다.
거래대금은 이달 4일 3조1천억원을 정점으로 연일 줄어들어 1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고객예탁금의 감소추세도 뚜렷하다.
개인투자자의 자금동향을 나타내는 순수예탁금은 지난 1일이후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4천5백억원이상 줄어들었다.
시장의 피로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징후들이다.
◆박스권 장세는 지속될까
당분간 하단 630~640,상단 680~690 안에서 머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라크가 유엔결의안을 수용했지만 전쟁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내년 경기의 불투명성도 여전하다.
환율 금리 등 여러 요소들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동원증권 리서치센터 강성모 팀장은 "미국과 한국증시가 모두 저점을 확인한 상태라는 점에서 큰 폭의 하락은 생각할 수 없다"며 "당분간 박스권 내에서 지루한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은 "내년 경제전망이 아직 불투명하고 단기적으로도 박스권을 이탈시킬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며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지수가 변동될 가능성은 있지만 일정 범위 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실적을 주목해야
박스권 장세에서는 모멘텀 투자가 쉽지 않다.
변동성이 작고 가격변화의 폭도 크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장세에선 실적이 우량한 종목을 매수하거나 배당투자를 노려야 한다고 말한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선다면 박스권 상향 이탈시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연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3분기 실적이 호전된 기업중 배당유망 종목을 선별해 투자에 나서는 것도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