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태평양산업 합병 무산 .. '주총결의' 조건 못맞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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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과 태평양산업의 합병이 무산됐다.
태평양은 주식매수청구권 마감시한인 14일 최종 집계 결과 1백24만8천9백8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매수청구비용이 1천6백억원에 달해 합병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태평양은 지난달 2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태평양종합산업과의 합병안에 대해 "주식매수청구 총금액이 1천5백억원 이하일 것"을 조건으로 양사 합병을 승인했었다.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는 보통주 1백19만2천4백16주(11.66%),우선주 5만6천4백92주(0.54%)에 달했다고 태평양 측은 밝혔다.
당초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총발행주식의 27.05%(2백86만주)가 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한 사전의사표시를 했었다.
태평양은 이들이 모두 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면 3천5백억원이상의 자금부담이 생길 것을 우려해 조건부로 합병안을 승인했다.
태평양 관계자는 "합병에 대한 국내외 의견이 긍정적이었고 의욕적으로 추진한 만큼 합병이 무산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한 외국계 기관이 5%에 가까운 지분을 전량 매수청구권 행사를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회사 입장을 정리해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 무산이 당초부터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지 않는데도 회사가 무리하게 추진한 점에서 예견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조윤정 연구원은 "합병에 따라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분명히 제시되지 못한데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점이 미미해 사상 초유의 합병 무산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원점으로 돌아갔으나 태평양만 놓고 보면 펀더멘털의 변화는 없는 만큼 합병 무산이 주가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