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해상운임 인상 연기.. 하주업체들 반발.선사들간 이견

아시아~미주 노선 해상운임에 최고 30%의 할증료를 부과하려던 선사들이 운임인상 계획을 잇따라 연기하거나 보류하고 있다. 가전 타이어 등 대형 하주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데다 인상시기와 폭을 둘러싸고 국내외 선사들간에 이견도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오는 22일부터 아시아~미국 서안노선 운임을 TEU(20피트 컨테이너)당 7백50달러,FEU(40피트 컨테이너)당 1천달러씩 각각 올리려던 한진해운은 인상시기를 12월6일로 늦추기로 했다. 17일부터 TEU당 5백달러씩 올릴 예정이었던 에버그린(대만)도 할증요금 적용시기를 12월 초로 연기했다. 머스크 씨랜드(싱가포르)와 K-라인(일본)도 인상계획을 보류한 채 당분간 물동량 추이를 관망키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하파그 로이드(독일)는 16일부터 당초 인상폭보다 낮춘 TEU당 1백80달러 인상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6일 TEU당 5백달러씩 할증료 부과계획을 갖고 있는 현대상선 역시 다른 선사들의 동향을 봐가며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워낙 상황이 불투명해 그때 가봐야 인상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일부 해외선사들이 인상을 위한 공동보조에서 이탈하면서 하주들을 설득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태평양항로안정화협의회(TSA) 소속 선사들이 잇따라 운임인상 계획을 후퇴시키고 있는 것은 대형 하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데다 미 서부 해안지역의 하역작업도 급속히 정상화돼 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TSA 소속 선사들은 이번 할증료 부과여부에 상관없이 내년 초에 정규 운임을 TEU당 5백달러 이상 인상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연말을 전후해 하주협의회측과 또 다시 마찰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