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부활' 이끈 주인공들] 회사 정상화 앞장
입력
수정
경영난으로 쓰러졌던 기업들이 하나 둘씩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1998년에 시작된 IMF 위기를 겪으면서 법정관리나 화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던 기업들이 속속 정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기업들은 대부분 채권단의 채무조정에 크게 힘입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CEO들의 과감한 결단이 없었으면 정상화가 힘들었을 것임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크라운제과의 윤영달 사장의 경우 외부자금 유치없이 영업강화와 자구노력만으로 2천억원에 달하는 빚을 대부분 갚았다.
지난 98년 부도로 화의에 들어간 크라운제과는 윤 사장의 주도로 몸집줄이기와 수익창출에 총력을 기울였다.
10개에 이르던 계열사를 반으로 줄였고 본사와 서울공장 등 무수익 자산을 과감하게 정리해 4백5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주력제품 중심의 영업정책을 취하고 대형할인점에서의 점유율 높이기에도 힘을 쏟았다.
현재 남은 빚은 35억원.
윤 사장은 조만간 화의가 종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창악기 김재룡 대표는 창업주인 부친을 대신해 '구원투수'로 등장, 정상화에 성공했다.
그는 김재현 전 대표가 물러난 뒤에도 전무 직책을 고집하며 자구노력을 기울였다.
2,3공장을 완전 매각하고 1공장 유휴지를 정리, 5백24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했다.
당초 채권단의 예상을 20억원 가까이 웃도는 규모다.
노조를 직접 설득해 2천1백20여명에 달하는 인원을 절반수준인 1천36명으로 감원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영창악기는 3년9개월만인 지난 6월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워크아웃 기업들이 특히 많았던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건설과 벽산건설이 돋보인다.
지난 99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대우건설 남상국 사장은 인력감축과 임금 삭감 등 구조조정을 통해 이달중 워크아웃 졸업 전단계인 자율추진기업으로 전환시켰다.
대우건설 공채 출신인 남 사장은 수시로 현장과 발주처를 오가며 품질과 안전을 직접 챙겼고 자정이전에는 귀가하지 않는 남다른 노력으로 임직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벽산건설도 정종득 사장의 주도하에 경영회생에 성공, 4년여만에 워크아웃에서 벗어났다.
정 사장은 워크아웃에 들어간지 두달만에 체중이 8kg이나 빠지는 등 '발로 뛰는 경영'에 나섰고 알짜배기 자산 및 계열사를 처분하는 등 구조조정에도 앞장섰다.
9천3백%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올해말엔 2백%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패션의류업체인 신원의 박성철 회장은 오너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해 기업회생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박 회장은 신원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대주주 지분 감자와 채권단 출자전환 등을 통해 대주주로서의 지위를 잃었다.
그러나 그는 구조조정과 영업활동을 이끌면서 올해말께엔 워크아웃 졸업이 가능할 정도로 회사를 회복시켰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