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현장을 가다] 울산 <上> : 첨단산업 육성 주력

울산 경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치고 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대기업 위주로 돼있는 산업구조를 재편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이같은 변화는 대기업 하청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중소 제조업체들이 기술개발과 수출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가면서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그렇지만 지역산업의 무게 중심은 여전히 대기업쪽에 몰려 있다. 석유화학 56%, 자동차 30%, 선박 43% 등 울산지역 대기업 업종이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반면 1천4백여개 중소기업들이 지역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도 20%를 채 넘지 못하고 있다. 울산은 현재 IT(정보통신) BT(생물산업) 등 신산업 육성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고원준 울산상공회의소 회장(한주 대표)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6년째 울산상의를 이끌고 있다. 굴뚝산업 구조개편과 첨단 신산업 육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지역경제인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은 올해 창사 30주년을 맞아 오는 2010년까지 매출액을 23조원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현장을 돌며 독려중이고 고부가가치선 등 주력 제품을 일류화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전천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장(부사장)은 노사화합에 사운을 걸고 있다. 내수 및 수출호조로 현재 공장을 풀가동 중이지만 향후 세계 경기가 크게 둔화되면 품질 향상은 물론 노사 윈-윈의 분위기가 마련돼야 경쟁력을 가진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컬러브라운관 등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SDI 부산사업장의 이정화 공장장(전무)도 노사화합을 창출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 메이커인 SK울산콤플렉스의 조재수 사장은 지난 40년간의 공장운영 노하우를 지식 패키지화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패키지화로 상대적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한데 힘입어 올해 매출 8백억원에 수주액 1천억원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향토 제조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첨단 기술을 개발해 수출과 내수에서 경쟁력을 키운 덕분이다. 소규모 연탄공장에서 출발해 지금은 굴지의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한 경동도시가스의 이형기 사장은 천연가스 대체에너지 사업진출로 제2도약을 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메이커인 세종공업의 박세종 회장은 올들어 중국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이달 말 중국 장쑤(江蘇)성 염성시에 이어 현지 공장을 지은데 이어 내년엔 베이징에 대규모 공장을 열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 빅5사' 대열에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인도 샤르다모터에 머플러 등 자동차 부품 제조기술을 향후 10년간 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 삼창기업의 이두철 회장은 지난 7월 중국 현지의 LG전자 공장 인근에 현지법인을 세워 브라운관 핵심소재인 트리메탈의 중국시장을 선점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계측제어분야를 1백% 국산화하기 위해 R&D 투자에 나서고 우수인력을 유치하는 등 열정적으로 활동중이다. 열교환기 발전설비 분야 간판기업인 성진지오텍의 전정도 사장은 최근 '기념비적 사고'를 저질렀다. 광양LNG 복합화력발전소의 폐열회수 보일러 4기(3백억원)공사를 따내는 대형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2000년 1천만달러에 그쳤던 수출을 1년만에 5배나 많은 6천만달러까지 끌어 올려 '무역의 날'에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조일건설 장광수 사장은 남북 경제교류가 확대되길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 토목분야 우수협력업체로 지정돼 북한 장전한 본선 부두공사를 무난히 끝낸 경험이 있어 향후 공사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