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파격세일 '출혈경쟁'..내년 2월말 '도서정가제' 시행 앞두고

도서정가제 시행을 1백여일 앞두고 인터넷서점 업계가 가격인하 경쟁의 회오리에 휘말려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교보문고 반디북 등 오프라인서점에 기반한 인터넷서점들이 가격인하에 나서자 알라딘 북파크 등 전통 인터넷서점업체들이 반격에 나설 채비다. 예스24 모닝365 등도 시장상황을 지켜본뒤 적극적으로 대응할 태세여서 늦어도 내달부터 가격인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내년 2월 말부터 신간서적에 대해 1년간 10% 이상 할인을 제한하는 '출판 및 인쇄진흥법'(일명 도서정가제)이 시행되면 인터넷서점들은 더이상 가격경쟁을 하기 어려워져 막바지 가격 인하로 회원을 끌어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격경쟁의 불씨를 당긴 곳은 인터넷교보문고. 이 회사는 지난달 초 3백종에 대해 40%를 할인하는 파격이벤트를 보름 가량 실시했다. 뒤이어 서울문고 반디앤루니스가 운영하는 인터넷서점 반디북이 최근 20만종의 전 판매서적에 대해 50%의 파격적인 할인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알라딘 북파크 모닝365 등도 가격인하 경쟁에 본격 가세할 예정이다.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가 운영하는 북파크는 사이트 재단장을 마무리짓는 오는 25일부터 베스트셀러 1천종에 대해 40%의 할인이벤트를 벌이기로 했다. 도서할인율은 30%로 하되 적립금(5%)과 사이버캐시(5%)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할인폭을 늘린다. 알라딘은 내달 초 도서 구입시 적립해 주는 마일리지를 구매금액의 2%에서 10%로 대폭 늘려 실질적인 할인율을 35∼40%로 확대할 방침이다. 예스24 리브로 등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지 않았지만 마일리지 등을 늘리는 방식으로 현재 평균 20% 수준인 할인폭을 4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모닝365는 마일리지 방식으로 할인하지 않고 직접 도서 판매가격을 깎아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그러나 가격인하 경쟁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인터넷서점 시장 규모가 2천5백억원에 그치고 흑자를 내는 기업이 전무할 정도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균 할인율이 17∼18%를 웃돌면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되면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업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