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원 노트(On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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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 주연의 영화 '턱시도'에 나오는 턱시도는 단순한 예복이 아니라 기적의 옷이다.
손목시계로 조정하기만 하면 만화영화 '가제트형사'에서처럼 옷에서 각종 도구가 나오기도 하고 몸이 공중으로 치솟기도 한다.
그러나 짐 캐리의 '마스크'속 가면이 단순히 신통력을 가진 것인데 반해 턱시도는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든 '입는 컴퓨터'다.
컴퓨터기술은 생각의 속도로 발전한다고 한다.
'윈도98'을 쓸 때만 해도 새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려면 단계별 작동법을 알아야 했지만 '윈도XP'체제에선 CD를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설치된다.
홈페이지에 가려면 인터넷주소를 알아야 했던 것도 옛말,지금은 찾으려는 곳의 이름을 한글로 치면 되고 e메일 또한 글이 아닌 말로 주고 받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02컴덱스'에서 '원 노트'(One Note)라는 소프트웨어를 내놨다는 소식이다.
원노트는 키보드를 두드리는 대신 전자펜으로 액정화면에 쓰면 컴퓨터가 알아서 디지털화해 저장해 주는 프로그램.
MS가 지난 8일 발표한 '태블릿(Tablet) PC'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다.
태블릿 PC란 노트북컴퓨터와 PDA의 중간형태다.
자판을 칠 줄 몰라 컴퓨터 이용을 꺼려 온 장년층도 공책처럼 들고 다니며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혹은 회의하면서 메모하거나 도표 그림 등을 그려넣었다 화장실에서 꺼내보고 보완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새로 내놓는 휴대전화 SCH-730 모델 또한 태블릿 PC처럼 전자펜으로 LCD창에 글씨를 쓰면 알아서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낸다고 한다.
전화를 걸고 받는 것밖에 못하던 나이든 사람도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빌 게이츠 MS회장은 또 이번 컴덱스에서 단추 열쇠고리 손목시계 등 일상용품에 컴퓨터 기능을 장착한 포스트PC 시제품을 선보였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몸에 지닌 소형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 다음 실시간 주식시세를 확인하고 e메일을 열어보는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입기만 하면 뭐든 할 수 있는 만능 '턱시도'가 나오는 것도 멀지 않은 모양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