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증시] 일본 상장기업들, 수익성 크게 호전

불량채권 처리지연과 주가하락에 따른 금융불안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일본 상장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 따르면 9월 중간결산을 끝낸 1천3백68개 상장기업들의 경상이익은 7조4천2백60억엔으로 작년 동기보다 42.3%나 늘어났다. 수익증가가 특히 두드러진 업종은 자동차 전기 철강 등으로 수출 등 해외부문의 호조와 고강도 구조조정이 밑거름 역할을 했다. 경상이익과 달리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1% 감소한 1백90조4천6백37억엔에 그쳐 일본 상장기업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오히려 속살을 찌우는데 성공했음을 보여주었다. 업종별 경상이익 증가율은 제조업이 51%, 금융을 제외한 비제조업은 32%에 달했다. 제조업에서는 전체 17개 업종 중 식품 화학 정밀기기를 비롯한 11개 업종의 수익이 작년보다 높아졌다. 분석가들은 수익이 크게 늘어난 기업의 특징으로 높은 기술력과 철저한 군살빼기, 그리고 시장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점을 꼽는다. 대표적 케이스로 올림푸스광학과 시세이도화장품 등을 들고 있다. 올림푸스광학은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의료용 내시경에서 세계 시장의 8할을 장악한데 힘입어 수익이 대폭 늘어났으며 내년 3월 결산에서는 올해보다 2.4배 증가한 2백50억엔의 경상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화장품메이커인 시세이도는 무수익 자산과 일선 유통점에 깔린 과잉재고를 과감하게 떨어내면서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 시세이도는 최근 2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내년 3월 결산에서 6년만에 최대 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한편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성공한 모범 케이스로는 완구 메이커 다카라가 첫 손가락에 꼽혔다. 다카라는 성인들도 갖고 놀 수 있는 제품 개발로 잠재고객층을 넓힌데 이어 애완견의 음성을 사람의 언어로 번역해 주는 신제품이 해외시장에서 대히트를 치면서 수익증가의 발판을 굳히는데 성공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