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상 회사債발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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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만기가 5년 이상인 장기 회사채를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가 많이 줄어든 데다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등 시장여건이 좋아진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3년물과 5년물을 동시에 발행하는 이른바 스펙트럼 본드를 활용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달 21일 2천5백억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와 함께 1천억원어치의 5년물을 발행했다.
같은 날 신한금융지주회사도 3년물 1천억원어치와 5년물 2백억원어치를 동시에 시장에 내놨다.
SKC는 3백억원 규모의 3년채와 2백억원어치의 5년채를 발행했다.
이처럼 만기가 다른 두 종류의 회사채를 동시 발행하는 스펙트럼 본드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5년 이상 장기물 금리가 많이 떨어져 3년물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데다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채 만기를 분산시킴으로써 일시에 만기상환 압력을 받는 일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펙트럼 본드의 급증에 힘입어 이달에만 만기 5년 이상의 회사채 발행물량이 1조4백억원대에 달해 전체 일반 회사채(2조2천8백84억원)의 45.4%를 차지했다.
올 전체로 22조9천9백억원의 일반 회사채 발행물량 중 5년 이상 장기물이 12.5%에 해당하는 2조8천8백49억원에 머문 점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만기 5년 이상의 회사채가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투신증권 박혁수 연구원은 "수익률 곡선이 상당히 평탄해졌고 국고채와 회사채 간 신용스프레드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채권발행 여건이 기업에 유리해졌다"며 "만기된 회사채의 상환자금 수요 외에도 자금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가수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