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호 박사의 '인터넷 세상'] '변화하는 공공조직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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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는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인터넷이 필요 없거나 중요하지 않아서라기보다 그만큼 보편화된 데다 더 이상 특별하게 느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가 미처 느끼기도 전에 인터넷은 생활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얼마 전 한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국내의 법규 및 제도들을 살펴볼 일이 있었다.
이번에 시작된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법률서비스에 들어가 원하는 핵심단어를 집어 넣고 검색하니 관련된 모든 법률과 규칙, 시행령의 이름과 조항, 그리고 법규의 개정 역사까지도 한 번에 찾아볼 수 있었다.
예전 같으면 두꺼운 법전을 뒤지거나 인터넷사이트를 검색하면서 이곳 저곳을 누빈 후 힘들게 찾았을 것이다.
그런 만큼 전자정부가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신속성과 편리성의 위력을 통감할 수 있었다.
이런 변화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공공조직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예전에 우체국 하면 '편지 보내는 곳'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의 우체국은 대형 쇼핑센터이자 금융기관이다.
'우정사업본부'라는 틀로 경쟁력 있는 민영화 체제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지만 대형쇼핑센터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아직은 향토토산물만 취급하고 있지만 온라인상에서 상품을 진열할 수 있는 매장과 잘 정리된 상품 카탈로그, 그리고 전국을 연결하는 오프라인상의 택배 네트워크, 대금 결제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과거 우편물이 많던 시절 사용하던 공간들은 벤처 인큐베이터나 사이버 쇼핑몰 상품을 취급하는 소호(SOHO) 사업자들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장소로 변했다.
우체국의 금융기능은 일반 시중은행이 처리할 수 없는 전국적 지방자치단체 세금 및 공과금 수납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외형적인 요건에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과 상품의 대상 및 품질, 그리고 서비스 정신만 보강한다면 우체국이 민간시장과 경쟁해 국내 제일의 쇼핑센터로 우뚝 설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이 주는 변화의 위력은 단지 우체국에서 뿐만 아니라 공공조직의 모든 대민 서비스 기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미 전신전화 기능이 민영화를 통해 바뀌고 있고 철도의 기능도 여객운송 기능에서 물류기능이 보강되면서 본래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비즈니스의 유형을 1백80도로 바꿔가고 있다.
이렇게 인터넷이 우리의 공공 및 사회 생활 속으로 밀접하게 파고 들 때 우리는 인터넷에 대한 중요성을 점점 망각하게 되는 '생활속의 인터넷 세상'으로 다가가게 될 것이다.
'인터넷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