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없는 정수기업체 '한우물' .. 17년동안 전화.인터넷으로 판매

정수기 업계는 영업전이 아주 치열한 분야다. 소비자가 한 눈에 제품 성능을 판단키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영세업체들이 많고 영업전쟁에 패배해 문을 닫는 업체도 연중 속출하는 '비정한' 시장이다. 그러나 정수기 중소기업인 한우물은 영업 사원 없이 17년을 버티고 있다. 최근들어선 한우물정수기에 대한 입소문에 힘입어 대리점이나 총판을 맡겠다고 자청하는 자본가들이 심심찮게 찾아올 정도로 주목 받는 업체가 됐다. 한우물의 강송식(63) 대표는 "대리점이나 총판 체제가 단기적으로 매출 증대 효과를 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업사원을 두지 않고 정수기를 직접 공급하는 '옹고집'을 지속하겠다는 말이다. 한우물은 전화나 인터넷(www.hanumul.com)을 통해 제품상담이나 신청을 받는다. 따라서 30여명 되는 한우물직원들은 모두 구매접수 담당자와 제조 및 설치 엔지니어들 뿐이다. 한우물은 전기분해로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약알카리성 물을 뽑아낼 수 있는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강대표는 "한우물정수기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물 맛과 건강 효과는 좋다는 소비자 평가에 힘입어 영업사원 없이 시장에서 나름대로 뿌리를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리점과 총판체제가 도입되면 정수기 가격에 거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오직 물맛과 건강효과로 승부하는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대표는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20년동안 교직에 몸담았다. 건강을 해쳐 민간요법을 연구하다 46세때 물의 중요성을 깨닫고 정수기 사업에 손을 댔다는게 그의 얘기다. 대형 정수기 회사들이 마케팅 및 광고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망 구축을 거부하는 중소기업 한우물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02)929-4804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