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들의 생존경쟁과 가족애 .. MBC 자연다큐 '야생의 초원'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끝없는 초원'이라 불리는 세렝게티에 아침이 밝았다. 한 마리의 치타가 먹이감을 찾았다. 수십분간에 걸친 사투 끝에 사냥을 끝낸 치타.식사를 위해 안식처로 돌아가던 중 '초원의 무법자' 하이에나에게 먹이를 양보해야 했다. 그러나 하이에나는 아침 사냥에 나선 사자 가족의 공격에 운좋게 얻은 먹이를 빼앗긴다. BBC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야생동물 다큐멘터리 화면이 아니다. MBC가 한국 최초로 제작한 아프리카 야생동물 다큐멘터리 '야생의 초원,세렝케티'에 나오는 장면이다. 5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고화질 디지털 화면(HD)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을 위해 제작진은 2백여일 동안 아프리카의 초원을 헤매야 했다. 12월1일 오후 10시35분에 방송되는 1부 '초원의 승부사들'은 사자,하이에나,치타와 같은 맹수류들의 이야기다. 두려울 것 없어 보이는 이들 맹수도 생존을 위해 치열하고도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다. 제작진은 '나망가'라는 이름의 사자 가족을 2개월 동안 추적 촬영했다. '동물의 제왕'이라 불리는 사자들의 지극한 가족애와 모성애를 확인할 수 있다. 1부에 이어 같은날 오후 11시30분 방송되는 2부 '위대한 이동'은 물과 풀을 찾아 8백여㎞를 이동하는 초식동물들의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세렝게티 평원에 건기가 시작되는 5월 중순,얼룩말 가젤 등 2백만마리 이상의 초식동물들이 초원을 새까맣게 뒤덮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3부 '200일의 기록'(12월8일 오후 11시30분 방송)은 아프리카 야생동물들의 생태를 카메라에 담은 제작진의 촬영 과정을 생생한 자연의 모습과 함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최삼규 PD는 "기존 해외 야생동물 다큐멘터리들이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을 주로 보여줬던 데 반해 이번 프로그램은 동물들의 가족애,생존하려는 몸부림 등 한국적인 정서에 맞는 화면들로 꾸몄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