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 첫날 李.盧 "부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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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27일 선관위에 대선후보 등록을 마친 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두 후보 모두 후보단일화 이후 최고의 격전지로 부상한 부산을 첫날 유세지로 택해 치열한 유세 대결을 벌였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당사에서 '부패정권 심판 출정식'을 가졌다.
그는 이어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후 서울 종로와 명동에서 유세활동을 벌였다.
이 후보는 출정식에서 "이번 대선은 부패 정권의 마지막을 알리고 모든 것을 바꾸는 변화와 개혁의 시작"이라며 "민주당이 낡은 정치타파를 말하는데 부패 권력안에서 권력을 향유하고 썩은 틀의 중심에 있던 사람들은 새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노무현 후보는 합리적 개혁을 하기 보다는 파괴적이고 급진적인 불안한 개혁을 추구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급진 부패세력을 택하기 보다는 안정적이면서도 경륜과 능력이 있는 한나라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노 후보 공격에 직접 나섰다.
이 후보는 이어 서청원 대표와 최병렬·박근혜 선대위원장,홍사덕 의원 등과 함께 울산과 부산을 방문,최근 이 지역에서 급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노풍' 조기진화에 전력했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부패정권의 틀속에서 '아류정권'을 만들려는 사람에게 12월19일 분명한 충고의 매를들자"고 호소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노 후보는 후보등록 직후 부산 대구 대전 수원 서울 등을 잇달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첫 방문지로 부산 민주공원을 택한 노 후보는 충혼탑에 묵념한 뒤 부산역 광장유세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정권재창출이 아닌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것"이라며 지역의 '반(反)DJ 정서' 희석을 시도했다.
그는 이어 "이 곳 선거에서 세번이나 떨어졌지만 그때마다 따뜻하게 여러분들이 맞아주신 덕에 대통령 후보가 됐다"며 "여러분이 부산을 뒤집어 주시면 새역사가 열린다"고 부산 연고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 이 후보를 겨냥,"냉전적 사고와 대결주의적 낡은 사고를 가진 사람은 남북관계를 풀지 못하고 동북아시대를 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부산역 광장에는 노사모 등 지지자들이 나와 '친구야,노무현 아이가'등 사투리가 섞인 플래카드를 흔들며 '대통령 노무현'을 연호했다.
노 후보는 이어 대구로 이동,전통 재래시장인 칠성시장에서 거리유세를 갖고 영남의 적통후보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칠성시장에선 상인들이 즉석에서 성금 10여만원을 모금,노 후보에게 전달했다.
대전 유세에는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원웅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김병일·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