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액체추진 로켓' 발사성공] 우주산업 선진 '인프라'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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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액체추진로켓인 KSR Ⅲ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KSR Ⅲ가 28일 오후 2시52분26초에 충남 서해안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 발사장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KSR Ⅲ는 목표고도인 42㎞를 약간 상회한 42.7㎞까지 오른 뒤 79㎞를 비행한 후 이날 오후 2시56분17초에 서해상 목표지점에 낙하했다.
비행시간은 2백31.44초, 로켓연료 점화 시간은 53초였다.
KSR Ⅲ는 길이 14m, 직경 1m, 중량 6t으로 등유와 액체산소를 연료와 산화제로 각각 사용했으며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첫번째 액체추진 로켓이다.
지난 93년과 97년 발사된 KSR Ⅰ,Ⅱ는 주로 미사일에 적용되는 고체연료추진 로켓이었다.
◆ 독자적인 로켓발사 기술 확보
KSR Ⅲ의 발사성공은 우리 기술로 위성 로켓발사체를 쏘아올릴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데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은 그동안 로켓발사체 기술개발 부진으로 상업위성을 독자적으로 쏘아올릴 수 없었다.
따라서 아리랑 무궁화위성 등을 해외에서 발사했다.
아리랑위성을 발사하는 데만 2백52억원이나 투입됐다.
이번 발사가 성공함에 따라 2005년을 목표로 개발중인 우주발사체 KSLV(한국위성발사체)-Ⅰ 프로젝트에 청신호가 켜졌다.
항공우주연구원은 2005년에 1백㎏짜리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 개발에 들어간다.
이번 로켓발사 성공에 이은 발사체 제작으로 우주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위성방송, 인터넷접속 등 위성을 이용해 창출되는 시장은 현재 5백억달러 수준에서 향후 5년안에 1천5백억달러(1백8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의 한 보고서는 조기에 위성로켓 기술개발에 성공할 경우 2010년에 12억달러의 수출과 2만7천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 로켓분야서도 선진국과 경쟁한다
이번 로켓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모든 부품과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국내 항공우주기술수준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로켓은 기계를 비롯 재료 화학 전자기술 등 모든 기술의 결집체로 인식되고 있다.
로켓발사 때 생기는 극심한 진동 초고온 극한 온도차 등에서 견딜 수 있는 소재개발 등이 필수적이다.
위성발사에 성공한 국가가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7개 국가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로켓발사에 몇번씩이나 실패하기도 했다.
한국은 단 한번에 액체로켓 발사를 성공시켰다는 점도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세계적 수준에 이른 로켓엔진기술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현대모비스 한화 등 국내기업들도 이번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 향후 계획
정부는 이번 액체로켓 발사 성공에 힘입어 2015년까지 5조2천8백70억원을 투자해 세계 10위 수준의 우주개발 선진국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2010년까지 저궤도에 1t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우주 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2015년까지는 다목적실용 위성 8기를 포함, 모두 20기의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