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수능성적 발표] 상.하 양극화 .. 특징분석

2003학년도 수능시험이 사상 최악의 난이도로 불릴 만큼 어려웠던 2002학년도 수능보다 더 어려웠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지난해 대입원서 접수 때 빚어진 수험생 혼란이 올해도 재연될 전망이다. 올 수능성적은 작년보다 평균 3점 이상 떨어졌다. 성적 분포는 최상위권과 하위권으로 몰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수능 1등급(변환표준 점수기준 상위 4%)은 인문계 3백50.78점, 자연계 3백64.72점, 2등급(상위 11%)은 각각 3백29.93점, 3백49.80점 등으로 지난해보다 1.2등급 하한선이 5∼7점 높아졌다. 종전 수능처럼 자연계 점수가 인문계보다 높았고, 재수생 성적이 재학생보다 높게 나타났다. 계열별로 각 영역 점수를 단순 합산해 비교해 보면 인문계와 자연계의 전체 평균은 작년보다 각각 4.0점, 4.9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0%는 인문계 7.1점, 자연계 8.6점이 하락했다. ◆ 사회탐구 가장 어려워 =5개 영역중 사회탐구의 점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상위 50% 수험생 기준으로 사회탐구 평균 점수는 인문계와 예.체능계(72점 만점)에서 각각 48.5점, 37.8점, 자연계(48점 만점)에서 31.2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각각 4.7점, 4.5점, 7.7점 떨어졌다.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언어영역(1백20점 만점)의 경우 인문계가 84.5점으로 작년보다 0.4점 올랐을 뿐 자연계와 예.체능계는 각각 87.9점, 69.7점을 기록, 작년보다 각각 0.7점, 2.2점 떨어졌다. 수리영역(80점 만점) 역시 인문계 40.8점, 자연계 54.6점, 예.체능계 32.7점 등으로 작년보다 1.3∼1.5점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평균 점수는 떨어졌지만 고득점 수험생, 특히 언어.수리영역 고득점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언어영역에서 1백15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 수는 1백47명, 75점 이상 수리탐구 고득점자는 6천2백95명으로 작년보다 각각 66명, 4백44명 증가했다. ◆ 재수생 강세 여전 =재학생이 재수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영역은 한 군데도 없었다. 특히 자연계에서 재수생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는데 자연계 전체 응시생중 재수생들이 수리영역에서 평균 47.6점을 받아 재학생보다 무려 11.2점 높게 나왔다. 언어와 외국어영역에서도 재수생들의 성적이 재학생보다 각각 10.9점, 11.3점 높았다. 이에 따라 자연계 인기학과인 의예, 한의예, 치의예 등에서 자연계 고득점 재수생의 강세가 예상된다. 인문계 역시 영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재수생들이 3.3∼6.2점 가량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자연계를 제외하면 재수생과 재학생의 학력 격차는 작년보다 심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 고3 진학지도 비상 =교사들은 점수가 발표된 2일 학생들을 귀가시킨 뒤 긴급회의까지 소집하며 학생들의 성적에 맞춘 지원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험생이 자기 성적의 대체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총점기준 누가성적 분포표를 당국이 공개하지 않아 진학지도 교사들은 마땅한 해답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외국어고 모 교사는 "총점기준 분포표가 발표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사설 입시기관의 정보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올 수능이 작년보다 10∼20점 가량 오를 것이라고 잘못 예상한 학원들의 정보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문"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