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美연말 소비 'Y세대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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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넷째주 목요일은 미국인들의 추수감사절이다.
1년만에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풍습이 한국의 추석과 비슷하다.
다른 점은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다음날 새벽부터 광적인 쇼핑을 즐긴다는 것.백화점들도 이날부터 대대적인 특별세일에 들어간다.
미국인들은 그래서 이날을 '검은 금요일(Black Friday)'이라고 부르며,연말연시 쇼핑시즌의 공식 개막일로 간주한다.
'검은 금요일'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유대인 명절인 하누카까지 겹쳐 백화점 매출은 크게 늘어났다.
금·토·일 3일간 매출이 1백5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지난해의 매출증가율은 3.4%였다.
하지만 올해 '검은 금요일'의 특징은 매출증가라는 양적인 측면이 아니다.
7∼24세 사이의 이른바 'Y세대'들이 완전히 소비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콤팩트디스크 비디오게임 장난감 액세서리 등 Y세대들이 좋아하는 품목들의 매출이 급신장하고,고급의류 보석 가구 등 기성세대 인기품목의 판매가 부진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같은 추세는 물론 이미 예고됐었다.
온라인시장 조사기관인 인사이트익스프레스의 설문결과 미국 성인들의 절반 이상은 연말연시 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틴에이지연구소는 '10대들의 80% 이상이 연말지출을 늘릴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베어스턴스증권의 다나 텔시 소매업 애널리스트는 "불경기로 고용불안을 느끼는 부모와는 달리 Y세대의 새롭고 유행을 추구하는 열기는 예전보다 더한 것 같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대국.
특히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연말연시로 이어지는 쇼핑시즌은 전체 백화점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 그야말로 '대목중의 대목'이다.
자동차와 식당 판매액을 제외하고도 지난해 매출규모가 무려 2천억달러를 넘어섰을 정도다.
올해도 이번 쇼핑시즌의 매출추이는 미국 경기흐름을 알려주는 결정적인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미국경제의 향방은 Y세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