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선거문화...대선 특수는 없다] 제지 등 매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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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때면 어김없이 찾아 왔던 대선특수가 16대 대선이 치러지는 올해는 예외로 기록될 전망이다.
음식.숙박업이나 인쇄업계, 제지업계 할 것없이 "이미 선거특수를 포기했다"며 단념한 표정들이다.
호텔 예약률도 평소보다 오히려 절반 가까이 뚝 떨어졌다.
선거법이 대폭 강화된 데다 각 후보진영에서도 TV, 신문 등을 활용한 미디어 선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침체된 경기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제지 =정당들이 인쇄물보다는 TV 등의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쇄용지 수요가 지난 97년 대선보다 크게 줄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이달 용지공급이 월평균치보다 3만t가량 많은 13만t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달력과 다이어리제작 등 계절적 수요가 많을 뿐 대선특수는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고 말했다.
계성제지 이찬우 경영관리팀장은 "선거비용 한도 때문에 과거처럼 선거 홍보용 책자를 무한정 만들수 없다"고 설명했다.
▲ 인쇄 =인쇄업체들이 몰려있는 서울 중구의 을지로 퇴계로 일대는 연말이면 인쇄물이 도로에까지 쌓여 있어 걸어다니기 조차 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 인쇄골목은 쌓아 놓을 인쇄물이 없어 텅비어 있다시피 하다.
인쇄정보산업연합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선거에 따른 매출 증가가 3~5%에 달했으나 지금은 1%에도 못미칠 정도로 미미하다"며 "선거특수를 이미 포기했다"고 말했다.
▲ 타월 =한미타올 관계자는 "과거 대선특수때 최고 30만장까지 신규 수요가 있었는데 이번 대선에선 특수가 끊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타월이 선거용 선물에서 사라진지 오래"라며 "선거특수를 기대하는 타월업체는 없다"고 전했다.
▲ 광고 =대선후보의 광고를 신문과 TV에 내보내고 있지만 선거법으로 광고 횟수가 엄격히 제한돼 있어 "한 마디로 돈이 안된다"는게 광고업계의 얘기다.
여기에 공영선거제가 정착되면서 직접우편(DM) 현수막 등 부수적인 광고물 제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져 광고기획사들도 특수를 못누리고 있다.
▲ 관광 =대선때면 관광지 마다 관광버스가 30∼40대씩 몰리는 등 선심성 관광열기가 뜨거웠으나 이번에는 추가적인 버스 수요가 사라졌다.
안산에서 관광버스 20여대를 운영하고 있는 일성관광의 최성욱씨는 "이번 대선에는 동네 친목모임에서조차 문의가 없어 선거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인터넷 =인터넷 업체들은 이번 대선특수를 기대했으나 선관위의 온라인광고 불허 방침으로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당초 다음 야후 등 주요 인터넷 포털업체들은 정당의 배너광고 특수를 기대하고 상당한 준비를 해왔다.
▲ 지방 =부산지역 호텔과 식당업계는 호텔연회장과 음식점 등의 연말 예약률이 지난해에 비해 40%가량 떨어져 울상이다.
특히 각종 연말 모임의 선거법 저촉 여부에 대한 혼선이 일면서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비치호텔 관계자는 "대통령선거일인 다음달 19일 이전의 연회장 예약률이 50%를 밑돌고 있다"며 "대선 이후부터 연말까지의 예약률도 60%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일.김문권.이계주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