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길라잡이] (11) 삶,위험,그리고 투자

하상주 사람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점심 때 짜장면을 먹을 것인지 짬뽕을 먹을 것인지부터 추석에 고향 갈 때 언제 출발해야 할 지,누가 대통령이 되면 좋은 나라가 될 지에 이르기까지 나중에 일어날 일을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선택을 잘못하면 고통과 피해가 따른다. 이처럼 우리는 언제나 고통을 줄이고 행복을 늘리기 위해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가운데 선택을 하면서 살고 있다. 이같은 불확실성을 위험이라고 부른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 집안 금고 속에 1억원을 넣어둘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 물가가 올라가면 가만히 앉아서 물가상승률만큼 도둑맞는다. 다른 이는 1억원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두기도 한다. 이 경우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고 이자에 붙는 세금을 빼고 나면 겨우 본전을 건질 것이다. 현재 1억원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으면 세금을 빼고 나면 한 달에 약 30만원 정도 이자를 받는다. 은퇴 후 부부가 정기예금으로 생활을 하려면 10억원의 현금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월 3백만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개인들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처럼 위험을 피하려고 무조건 안전을 찾는다고 해서 결코 위험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는 위험을 파도 타듯이 넘어야 한다. 같은 사안에 대해 예상되는 위험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그 나라의 문화에 따라 서로 차이가 난다. 위험(모험)을 선택하는 나라(사람)는 불안정과 함께 성장이 있으나 위험(모험)을 싫어하는 나라(사람)는 정체를 피하기 어렵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험(모험)을 무모함과는 구분해야 한다.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은 체력을 다지고 장비도 갖추고 기후를 미리 알아서 미래에 일어날 손실이 최소화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위험한 것도 아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가장 안전한 게임은 나중에 일어날 일을 상대방은 모르는데 이쪽에선 대략 파악하고 있는 경우다. 당연한 말이지만 주식투자를 할 때도 모르는 회사보다는 잘 아는 회사에 투자해야 한다. 두 번째는 미리 대비한다고 해도 완전하게 준비할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미리 생각해봐야 한다.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나와 내 가족에게 다가올 위험(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식투자에서 최악의 경우 투자원본의 50%를 손해본다고 할 경우 이 손실을 내가 견디어 낼 수 있는지 판단해 보는 것이다. 세 번째는 보험이다. 언제 자동차사고가 날 지는 알 수 없지만 일어나면 손실이 크므로 보험료를 내고 만약에 일어날 큰 손해를 막는 것이다. 주식투자에서도 보험을 들 수 있다. 현물을 사고 난 뒤 주가가 떨어질 때 오는 손해를 막기 위해 풋옵션을 사면 된다. 현물과 연결되지 않은 옵션 매매의 위험은 오히려 주식의 현물보다 더 크지만 현물과 연계된 옵션 투자는 보험 기능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분산이다. 주식투자에서도 분산과 집중은 중요한 논쟁거리다. 한 곳에 집중했을 때 성공하면 그 성과가 크지만 실패하면 손실도 크다. 집중에서 오는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분산을 해야 한다. 대학입시생이 성적도 좋고,재수할 각오도 하면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와 학과를 고집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2중 지원,3중 지원을 하게 된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자가 그 회사를 잘 알고 그 회사의 미래 모습이 거의 확실하게 좋아보이고,그리고 혹시 손해가 나더라도 견딜 수 있다면 집중투자를 해도 좋다. 그러나 그럴 자신이 없다면 투자금액을 여러 회사에 나누어서 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주식투자를 할 때 이것 저것 생각해야 할 일들이 바로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생각해야 할 일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나의 노후에 큰 영향을 주는 일이니 남을 따라다니지 말고 더 깊이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냉정함을 잃어선 안된다. sazuha@beste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