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산책] 야인시대

요즘 TV드라마 '야인시대'의 인기가 꽤 높다는 소식이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강자에겐 더 강해지고 약자에겐 한없이 너그러운 김두한의 캐릭터 때문이다. 김두한은 이권을 놓고 다툴 때면 으레 상대편 대장과 결투를 벌인다. 승리의 대가로 사업장(시장)을 넓혀간다. 반면 패자는 미련없이 떠난다. 이는 물론 픽션(허구의 세계)이다. 그런데도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것은 '패장'들이 패배를 군말없이 인정하는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싸움에서 지면 곧바로 기득권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주먹세계의 법칙 때문에 함부로 대장 행세를 하려 들지도 않는다. 시장흐름이 바뀌었을때 이를 인정할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면 증시에 체중을 실으면 안된다. 코스닥시장이 뜨거워지면서 그 옛날 '야인시대'가 떠오른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