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수]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사장> - 김철환 <기가링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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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이자 경쟁자.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사장(40)과 김철환 기가링크 사장(37)의 사이를 표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말이다.
나란히 네트워크 장비 업체를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은 1999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줄곧 "국산 네트워크 선두 업체"라는 꼬리표를 달고 협력과 경쟁의 관계를 되풀이해 왔다.
시스코시스템스 등 외국의 거대 기업들이 전세계 시장을 완전 장악하다시피한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두 사람은 함께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동반자에 가까웠다.
삼성 LG 등의 대기업조차 제품 국산화에 성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소규모 벤처 업체들로서는 같은 분야에 몸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통신업체들의 최저가 입찰 방식 도입으로 인해 기술력 있는 업체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자 한 목소리로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런 점에서 "회사가 국내에서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함께 시장을 돌파해온 몇몇 국내 업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적으로도 두 사람은 전주고와 서울대 선후배로 절친한 사이다.
학창 시절에는 서로 잘 알지 못했다가 이후에 누구보다도 가깝게 된 것도 같은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져다준 인연인 셈이다.
이처럼 국내 업체의 도약을 위해 한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도 각기 회사 경영과 관련된 순간에는 생존을 위해 경쟁하는 "적군"이 된다.
주요 고객사인 KT 하나로통신 등에서 장비 입찰이 있을 때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수주전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VDSL(초고속디지털가입자망),메트로이더넷 등의 분야에서는 각기 사활을 걸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KT의 메트로이더넷 장비 입찰에서는 다산네트웍스가 90% 가까운 물량을 공급,한판승을 거뒀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의 VDSL 장비 입찰의 경우 기가링크가 4만포트 이상을 공급하는 등 다산을 압도했다.
내년 역시 VDSL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두 회사는 벌써부터 각기 영업력을 총동원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면에서도 두 사람의 실적은 뚜렷이 대비된다.
국내에서는 다산네트웍스 남민우 사장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다산네트웍스는 메트로이더넷 사업 분야에서 내수 시장에 대한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올해 3.4분기까지의 누적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배가량 뛴 3백48억원에 이르렀다.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메트로이더넷 분야에서 올렸다.
덕분에 지난해의 적자구조도 올해는 벗어날 전망이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기가링크 김철환 사장이 발군의 성과를 거뒀다.
11월까지 일본에 70억원의 VDSL 장비를 공급,현지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중국에도 약 2천 포트의 장비를 공급하는 등 시장 개척에 성공하고 있다.
두 사람은 네트워크 장비의 국산화와 세계화라는 공통된 목적을 갖고 있기에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는 경영방침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남민우 사장이 남들보다 한발 앞서 제품을 개발해 내는 "스피드 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김철환 사장은 고객이 스스로 제품을 찾아오도록 만드는 "품질만족 경영"에 보다 높은 가치를 두고 있는 점이 차별화된다.
한국의 시스코시스템스를 꿈꾸는 두 사람.
이들이 국내 네트워크 업계의 선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자이자 동반자로서 앞으로 어떠한 모습을 그려나갈 지 주목된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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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민우 사장 ]
1962년 전북 익산 출생
1984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1983~1991년 대우자동차 근무
1993년 다산기연 설립
1999년 다산인터네트(현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
[ 김철환 사장 ]
1965년 전북 전주 출생
1988년 서울대 해양학과 졸업, 1993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1993~1997년 데이콤 근무
1997~1998년 미디어링크 근무
1999년 기가링크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