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신설법인 순항 예고..삼성.LG 중국공장등 가동 첫해부터 흑자

공장을 가동하는 첫해부터 이익을 내는 국내기업 해외 현지법인이 늘어나고 있다. 통상 해외 현지법인은 생산이 안정되기까지 2∼3년 동안은 적자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이들 기업의 성공사례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6월부터 양산에 들어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의 브라운관 생산법인이 올해 약 2백만개를 판매해 양산 첫해에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1일 밝혔다. 20인치와 21인치 브라운관을 생산하는 이 현지법인은 양산 한 달 만에 불량이 발생하지 않는 비율인 직행률이 90%에 도달,통상 3∼4년이 걸려야 달성할 수 있는 품질수준을 확보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동유럽과 러시아 등의 컬러TV 수요가 급증세를 탈 것으로 분석한 전망이 들어맞았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VFD(형광표시관) 생산을 시작한 이 회사의 중국 상하이 현지법인도 6개월 만에 월 기준 손익분기점을 달성해 설립 첫 해에 흑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 회사측은 법인 설립 전에 건축투자와 설비제작을 미리 진행했고 핵심인력도 사전에 선발해 중국과 한국에서 연수를 실시함으로써 설비구축과 시험생산기간을 대폭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7월 중국 톈진에 설립한 유럽형 휴대폰 합작생산법인이 지난해 4백12억원의 매출액에 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관계자들은 중국내 삼성 휴대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올해도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1월 중국 선전에 설립한 CDMA합작법인도 생산과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이처럼 중국내 휴대폰 생산법인 실적이 호조를 보이자 삼성측은 선전에 별도로 1백% 단독출자하는 CDMA휴대폰 공장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2000년 9월 인도에 설립된 WLL(무선가입자망)시스템 생산법인이 지난해 2천3백57억원의 매출에 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00년 초 북미디지털TV시장 전진기지로 설치된 LG전자 멕시코 TV생산법인도 지난해 3천6백73억원어치를 팔아 2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LG전자는 이들 두 법인은 성장중인 시장에 적기 투자한 데다 현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투자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의 경우도 지난 98년 4월 중국 톈진에 합작설립한 PVC회사 '톈진 LG다구화학'이 가동 첫해에 3천4백12만달러의 매출과 99만달러의 이익을 낸 뒤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매출액 1천7백억원에 영업이익 1백8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현지법인은 추가투자 없이 내부자금으로 설비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물론 초기차입금 4백만달러도 상환했다. LG화학이 ABS수지를 생산하기 위해 같은해 6월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세운 '닝보 LG 용싱화공'도 상업가동 6개월 만인 99년 3월부터 줄곧 흑자를 내고 있으며 올해는 2백85억원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측은 높은 브랜드 이미지와 철저한 공정관리로 인해 현지 생산 제품보다 10∼20%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파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