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후보 스타일] (3) '用人術' .. 이회창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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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용인술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단어는 역할분담과 전문화다.
이 후보 주변에는 '2인자'도 없고 '무조건 충성파'도 찾아보기 어렵다.
신뢰하는 사람에게 전권을 맡기기보다 어떠한 일이 생길 때마다 가장 잘 해낼 사람을 배치하는 이 후보의 스타일 때문이다.
이 후보는 특정인이 측근이나 실세로 분류돼 잡음이 들리거나 역할 이외의 일에 개입할 경우 가차없이 교체하곤 했다.
정가에선 이 후보의 이같은 용인술을 두고 '물레방아식'이라고 표현한다.
물레방아 한칸에 물이 가득 차면 결국 물을 비우고 다음 칸에 물이 차게 된다는 것이다.
대선전을 지휘하는 조직도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이 후보는 선거 경험이 풍부한 서청원 대표에게 대선총괄의 임무를,전략가인 최병렬 의원에게는 정치적 전략마련을 각각 맡겼다.
충청권 문제는 김용환 강창희 신경식 의원과 논의하고 부산 경남의 문제는 김진재 하순봉 박희태 의원의 조언을 중시한다.
비밀리에 추진하는 특명사항은 오랜 친분관계가 있는 서정우 법률고문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객관적인 정세판단이 뛰어난 윤여준 의원과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의 '쓴소리'에 대한 신뢰도 깊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