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를 읽으면 시장이 보인다] 新정부 출범 경기활성화 견인 전망
입력
수정
어떤 테마가 새해 주식시장을 이끌까.
증시에서 흔히 회자되는 테마 대부분이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테마"를 중장기적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경제의 흐름이라는 의미로 넓게 해석하면 유망한 투자종목을 발굴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내년에는 한국증시의 주력인 IT(정보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이 가시화된다는 경제적인 측면과 함께 신(新)정부 출범 등 정치.사회적으로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증시에 형성될 새로운 기류에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정권의 교체기는 경기의 변곡점=공교롭게도 우리나라에선 정권주기와 경기순환,주가순환기가 일치했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이 과거 신정부가 출범한 이후 2년 동안 종합주가지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평균 34.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투증권 최일호 연구원은 "정권말기에 나타나는 레임덕 현상과 정치적 위험이 제거되는 한편 새로운 정권이 경기활성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 이후로는 전세계적인 경기회복과 맞물려 우리경제도 IT(정보기술)를 중심으로 하는 본격적인 경기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연기금의 주식투자도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로 단기부동화에 지쳐있는 시중자금의 주식형 상품으로의 이전도 기대된다.
즉 경기회복과 더불어 기관화 장세의 전개가 한국증시의 중심축인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삼성전기 등 대표적인 경기민감 업종대표주의 상승탄력을 높일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IT 신기술의 정착=IT업종의 장기침체는 지난 3년 가까이 증시의 발목을 잡아왔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수익모델이 없다는 비판을 받으며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흑자구조를 굳히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되면서 PDP와 LCD-TV시장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고 반도체 LCD에 이어 리튬이온,리튬폴리머전지 등 2차전지가 새로운 성장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이 새로운 IT기술과 관련된 업체들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대투증권 김대열 연구원은 "올해를 고비로 IT경기가 바닥권을 탈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03년에는 IT신기술 테마가 주식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주목해야 할 중국의 부상=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이어 중국이 새로운 세계경제의 기관차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주도의 시장개방과 경기부양 정책으로 올해도 8%에 달하는 GDP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북경올림픽,2010년 상하이 해양엑스포,서부개발계획 등 정책적인 장기사업도 줄줄이 예정돼 있어 이같은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은 어느덧 한국의 국가별 수출비중에서도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오를 만큼 우리경제와 떼어 놓고 생각할래야 할 수 없는 위치에 올라섰다.
산업별로도 화학 전자 철강 전자 등의 한국 주력업종의 수출1번지로 부상했다.
대투증권 임세찬 연구원은 "산업성장 단계상 국내에서 성숙기에 진입한 분야가 중국에선 성장초기인 경우가 많아 한.중 분업이 유리하다"며 "중국에서 사업기반을 굳히고 있는 국내 업체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체와 LG화학과 호남석유 등 화학업체,POSCO 풍산 등 철강업체,팬택 텔슨전자 등 통신장비 업체가 비교적 중국호(號) 순항의 훈풍을 입을 공산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