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패트롤] '강남고속터미널 크리스마스트리시장'..20여개 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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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m짜리로 하고 꼭대기엔 왕별 꼭 달아야 해요.아이들 좋아하게.산타인형도 달아주고 전구도 푸짐하게 넣어주세요."
일요일인 지난 15일 낮 12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크리스마스 장식용품점 아트플라워 앞에서 신반포교회 청년부 대학생들이 주문을 하고 있다.
예배당에 세워둘 크리스마스 트리를 고르고 있단다.
폭 2∼3m의 상가 통로는 장식용품을 고르는 손님들로 출퇴근시간 지하철역을 방불케 한다.
이곳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는 조화나 생화 도·소매를 하는 꽃가게 60여개가 몰려있는 꽃시장.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조화를 파는 꽃가게 중 25곳이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용품을 팔고 있다.
"와∼이쁘다.세상에…어머…."
시장 한 켠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커다란 산타할아버지 인형이 춤을 추며 캐럴을 부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맞춰 말하는 트리(2만5천원),춤추는 트리(3만원) 등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소리를 듣고 움직이는 산타인형(2만원)들도 가세한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몰려들고 아이들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엄마! 흰색 산타 너무 이쁘다.저것 하나 더 사자."
일산에서 왔다는 여중학생이 아이처럼 졸라댄다.
엄마 김경희씨(40·주부)는 "할인점에서 트리랑 장식품을 이미 샀는데 좀 늦게 살걸 그랬다"며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가장 많이 팔리는 완제품 트리는 2만∼5만원짜리.
가격은 트리의 재질과 높이,폭,장식품의 종류와 양 등에 따라 달라진다.
1m 안팎의 녹색 트리(PVC 재질)에 적당한 장식품을 더하면 3만∼5만원이면 충분하다.
트리 재질을 천이나 섬유질,금속제 등으로 바꾸고 손으로 만든 액세서리를 고를 경우엔 10만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액세서리는 가랜드,모루,리쯔,볼,모빌,라벨 등 1천가지 정도다.
이것도 재질에 따라 값이 다르지만 대체로 1천원짜리에서부터 6천원짜리까지 있다.
요즘엔 리쯔(동그란 반지모양 장식품) 하나만 달랑 사가지고 가서 분위기만 내는 가정도 많다.
직경 1m 정도면 3만원쯤은 줘야 한다.
크리스마스가 다가갈수록 가격은 뚝뚝 떨어진다.
2m짜리 트리 하나를 1시간 만에 만들어내는 이곳은 전문상가답게 특수 트리도 척척 만들어낸다.
인터컨티넨탈호텔(30m)과 메리어트호텔(15m)에 세워진 초대형 트리도 이곳에서 만든 작품이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패션상품처럼 유행을 탄다.
곽진우 지인아트텍 사장(50)은 "올해는 은은하고 세련된 유러피언 스타일이 인기"라며 "볼과 전구만 빼면 사계절 인테리어로 쓸 수 있는 실용적 제품도 잘 나간다"고 말했다.
녹색나무에 반짝이 모루를 얹는 스타일은 퇴조하는 추세다.
그 자리를 화이트 골드,실버 퍼플,옐로그린,그린블루 등 은은한 파스텔톤의 트리가 채우고 있다.
에펠탑 철제 트리(30만원)나 회오리바람을 거꾸로 세워놓은 듯한 바람 트리(5만∼15만원)도 뜨고 있다.
상인들의 경기 체감은 다른 곳과 다를 바 없다.
태경조화 배현식 사장은 "작년에 비하면 수요가 20∼30%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한다.
특히 대중업소 상인들의 발걸음이 예전같지 않다고 한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트리 시장의 장점은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갖가지 크리스마스용품을 실컷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찾기 쉽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
특히 지하철 3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가깝다.
승용차로 이곳을 찾을 경우엔 고속버스터미널이나 메리어트호텔 시애틀호텔 신세계백화점 등의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02)533-0748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