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나흘째 6.90원 하락, "달러/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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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나흘째 하락, 5주여중 최저수준에 마감했다.
주말을 거치며 엔화의 초강세가 진행된 여파가 개장초 시장에 충격을 가했으나 장중 움직임은 제한됐다. 달러/엔 환율은 120엔대 중반의 보합권에서 맴돌았을 뿐 추가 방향성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장 참가자들의 1,200원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부분 작용, 추가 하락의 골은 깊어지지 않았다. 정유사 중심의 결제수요와 역외세력의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롤오버 매수세가 수급에 반영됐으며 1,203원선에서는 업체 네고물량이 출회, 반등을 막았다.
밤새 달러/엔의 움직임이 최대 관심사이며 환율 레벨을 결정하는 가늠자가 되고 있다. 일단 1,200원 지지력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강한 가운데 달러/엔의 레벨에 따라 거래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6.90원 내린 1,203.1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11월 13일 1,202.20원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 고점은 1,203.70원, 저점은 지난달 11일 장중 1,197.8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1,199.50원을 기록했다. 하루 변동폭은 4.20원을 가리켰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5,5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9,0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6억2,900만달러, 5억3,060만달러가 거래됐다. 17일 기준환율은 1,202.20원으로 고시된다.
◆ 1,200원 경계감 여전 = 시장은 일단 '추세'보다는 단기적인 달러/엔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뚜렷한 방향성 확보 보다 달러/엔 레벨에 맞춘 '끊어치기'가 유효하다는 판단. 장중에는 주로 수급상황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1,200원은 단기 바닥 인식이 강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저가 결제수요가 꾸준하고 1,200원에 대한 경계감도 강하다"며 "네고물량은 적극적이지 않으며 달러/엔의 추가 약세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엔/원 비율이 100엔당 1,000원에 근접, 당국에서도 일단 한시름 놓은 상태"라며 "달러/엔 이라는 외부변수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며 내일도 1,198~1,205원 박스권이 유효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외부에서 일단 판가름이 난 뒤 장중에는 포지션 정리 차원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을 뿐"이라며 "1,200원 부근에서는 옵션관련 포지션도 많고 이를 타겟으로 '달러사자'는 세력도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120.30엔 밑으로 가지 않으면 내일 1,200원은 지지될 것"이라며 "위로도 네고물량이 대기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당분간 위쪽으로 1,210원 이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달러/엔 120엔대 급락 = 달러/엔 환율이 지난주 말을 거치며 120엔대로 급락, 환율 하락에 모멘텀을 제공했다.
지난주 말 뉴욕장에서 직전일보다 2엔이상 떨어진 120.54엔으로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보합권을 중심으로 등락했을 뿐 큰 움직임은 없었다. 일본 정부의 개입 경계감과 업체 네고물량 등이 상충된 가운데 달러/엔은 오후 4시 45분 현재 120.65엔을 기록중이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정부가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재무성 관계자의 말을 빌어 보도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996~997원을 오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519억원, 35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 지난주 금요일 순매수에서 다시 방향을 틀었다. 심리적으로 환율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 환율 장중 움직임 = 지난 금요일보다 10.00원 낮은 1,200.0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이내 1,199.50원까지 떨어진 뒤 1,200원선을 한동안 거닐었다.
그러나 결제수요 등으로 환율은 10시 34분경 1,203.70원까지 되오른 뒤 매물 공급으로 1,201원선으로 재차 떨어졌으며 1,201.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높은 1,201.3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반등, 2시경 1,202.70원까지 올라섰으며 한동안 1,202원선에서 횡보했다.
추가 반락이 제한된 환율은 1,203원선으로 낙폭을 줄인 뒤 일시적으로 업체 네고에 밀리기도 했으나 4시 24분경 1,203.70원까지 다시 반등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