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시장경제 활력소는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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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디어는 대다수 사람들을 비이성적이며,몽상적 존재로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위험 감수(risk-taking)'는 삶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
특히 민주적 자본주의 시스템하에선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열매를 맺을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한 개척자들이 수확을 거두는 데 실패하더라도 다른 능력 있는 최고경영자(CEO)가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어 그렇다.
레이 크록(Ray Kroc)이 바로 그 예다.
그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패스트푸드점이 유행할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맥도날드 형제가 발명한 음식점 기계를 봤을 때 재빨리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맥도날드 형제는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도 이 기계가 실패했다고 여겼다.
그러나 크록은 이 기계를 이용한 패스트푸드 체인점사업이 유망하다는 것을 감지한 것이다.
오늘날 전세계에서 수천개의 지점을 갖고 있는 맥도날드 햄버거 체인점도 크록이 보기 전에는 말도 안되는 사업 계획 중 하나였다.
헨리 포드가 발명한 움직이는 자동차 조립라인도 한때 부자들만 소유할 수 있었던 자동차를 일반 노동자들도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금은 아주 비싸고 귀한 물건도 언젠가는 흔해져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과 관료들,심지어는 사업가들까지도 '위험감수'가 진보의 원천임을 모르고 있다.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정부지출'이나 '가계소비'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 자극제는 바로 '한계 세율(추가 소득에 대한 세율)'을 낮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2만달러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 대신 그 이상의 추가소득에 대해 99%의 세금을 매긴다면,대다수 미국인들의 삶은 피폐해질 게 분명하다.
중앙은행 역시 '위험감수'를 꺼리고 있다.
그들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뭔가가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해보지도 않고 여전히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다.
법률가들도 여론을 의식,'사기'와 '사업상 실수'사이에 있는 명백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 채 '위험'을 피하려고만 한다.
이런 일련의 실망스러운 태도는 결국 시장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기본개념 중 하나인 '유한 책임(limited liability)'원칙,즉 '투자액 이상 잃을 수 없다'는 약속을 흔들리게 했다.
다른 부작용도 볼 수 있다.
기업 경험이 풍부한 MBA출신 이사들은 기업의 '감사 위원회'에 앉지 못하게 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인회계사 출신만 감사 위원 자격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위험'을 피하려는 나머지 거꾸로 가는 결정을 내리고 만 것이다.
민주적 자본주의에 도덕성은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나 도덕성만으로는 진보하지 않는다.
'위험감수'라는 활력소가 있어야 세상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리=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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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포브스지 편집장인 스티브 포브스가 최신호(12월23일자)에 기고한 'Who would a Thunk Ignorance is Not Bliss'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