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야간매출 '껑충' .. 가족단위 올빼미 쇼핑族 해마다 크게 늘어

할인점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 외환위기 이후 급성장한 '신유통 빅3'의 야간 매출 비중이 최근 수년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에 가족과 함께 할인점을 찾거나 심야시간대에 홈쇼핑 방송이나 인터넷몰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할인점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지난 99년 37%였던 저녁시간대(오후 6∼10시) 매출 비중이 올해 45%로 높아졌다. 매출액으로 비교하면 99년 6천3백억원에서 올해 2조5천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야간 매출 비중 증가 추세는 할인점이 주거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이마트 대구 만촌점의 저녁시간대 매출 비중은 50%에 근접했다. 남편 퇴근 후 부부가 함께 자동차로 매장을 찾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마트 마케팅 담당 이인균 상무는 "지하철 운행시간이 연장되고 지방 할인점이 늘어나면 밤에 할인점을 찾는 소비가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내년 말께면 야간 매출 비중이 주간 매출 비중을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TV홈쇼핑에서도 컴퓨터 가전 등 고가품 판매 프로그램이 야간에 집중되면서 매출 비중이 급격히 높아졌다. LG홈쇼핑의 야간(오후 8시∼오전 8시) 매출 비중은 2000년 30%에서 올해는 42%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주문이 몰리는 '골든타임'도 주로 주부들이 시청하는 오전 10시∼오후 3시에서 오후 9시∼밤 12시로 바뀌었다. LG홈쇼핑 신형범 홍보팀장은 이에 대해 "낮에 혼자서 TV를 시청하다가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기보다 남편이 퇴근한 뒤 함께 홈쇼핑 방송을 시청하며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패턴이 정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야시간대(밤 10시∼새벽 6시) 매출 비중은 인터넷몰에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kr)의 경우 올해 주문의 19.5%가 이 시간대에 이뤄졌다. 1백명 중 20명이 심야에 쇼핑한 셈이다. 인터파크는 '올빼미 쇼핑객'들을 잡기 위해 종래 오전 11시에 실시하던 '반짝세일'을 밤 11시에도 열고 있다. 야간 쇼핑 인구가 늘자 유통업체들은 매장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킴스클럽 강남점과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은 24시간 연중무휴로 영업을 하고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백화점으로는 드물게 지하 2층 영시티 매장을 밤 10시까지 열어놓는다. 킴스클럽 강남점 유응천 점장은 "저녁식사 후 맞벌이부부나 가족 단위 쇼핑객들이 많이 와 오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매출이 전체의 40%에 달한다"며 "할인점들이 초특가 상품전이나 '1+1 행사'(비슷한 상품 하나를 덤으로 주는 판촉행사)를 야간에 여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