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기본을 지키겠습니다"..권기찬 <웨어펀인터내셔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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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기본을 지키겠습니다.웨어펀입니다."
우리 회사는 '웨어펀 인터내셔널''웨어펀 코리아''펀 써플라이'라는 세 개의 회사가 같은 건물에서 사무실을 쓰고 있다.
세 회사의 직원들이 전화를 받을 때는 항상 이같이 인사한다.
1년이면 10여차례 이상 해외출장을 다니는 필자로서는 본의 아니게 우리나라와 선진국을 비교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때때로 우리나라의 여러 분야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때가 많다.
특히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부분과 관련해 IMF 체제하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면서 '이제는 좀 나아지겠지'하고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우리 사회의 적지 않은 무질서를 보고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 조례모임에서 "나부터 교통신호를 지키겠다"고 임직원 앞에서 선언했다.
독일을 방문할 때 볼 수 있는 그들의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자세는 나에게 부러움을 갖게 한다.
큰 도로의 거의 모든 인도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돼 있다.
우리 같으면 자전거 전용도로 위에서 남과 얘기하거나 사람을 기다리기 십상이다.
'자전거가 뭐 대수인가'라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선 자전거가 사람을 피해가는 일이 많다.
그러나 독일은 달랐다.
자전거를 탄 사람이 자전거 전용도로를 점령(?)하고 있는 사람과 마주쳐도 결코 이들을 피해가는 일이 없다.
자전거로 한 두 사람을 피해 옆으로 돌아가는 일은 '물이 다 빠져버린 개울의 징검다리 건너는 일'보다 쉽지만 돌아가지 않고 무단 점령자들이 비켜 서게 한다.
결코 자전거전용도로를 이탈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처음 이런 경우를 목격했을 때 그들의 융통성없는 태도와 원칙에만 매달리는 자세를 비난했다.
그러나 이내 원칙과 기본을 중요하게 여기는 자세를 존중하게 됐다.
이같은 태도가 이들을 세계 일등국민으로 만든 것이리라.
세계적으로 자신의 사업과 인생에 있어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 중 하나가 기본에 충실하다는 사실이다.
스티븐 코비 박사나 나폴레옹,카네기 등 성공과 관련한 책을 펴낸 사람들은 항상 이 점을 강조한다.
성공하려면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개인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도 또 선진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자세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