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시대-21세기 첫 선택] 외국 시각 : (인터뷰)

미 국제경제연구소(IIE)의 마커스 놀란드 연구위원은 노무현 당선자가 국영은행의 민영화 및 도산법 정비, 기업지배구조개선 등 3가지 개혁과제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DC에서 북한문제 전문가로 통하는 놀란드 위원은 한국 새 정부가 안고 있는 경제과제를 이같이 지적하고,미국은 노 당선자와 함께 북한문제를 조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노무현 당선자가 유세과정에서 밝힌 대미 정책이 한미관계를 악화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노 당선자가 선거 캠페인대로 대미 정책을 펼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되면 예전 입장을 유연하게 조정한다. 노 당선자도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미관계는 고객과 보호자, 학생과 스승 같은 관계에서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성숙해야 한다. 다만 노 당선자가 미국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혼란스럽다. 대미인식의 내용이나 수준은 차치하고라도 미국을 방문했다는 것은 안한 것보다 나을 수 있다. 지역편협적 생각과 애국심은 다르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더라면 한.미관계가 더 우호적일수 있다는 견해가 있는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 후보를 더 편안하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정학적으로 북한을 둘러싸고 양국의 인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 후보나 노 당선자간에 차이는 크지 않다. 이 후보는 대북 관게에 있어 투명성과 상호주의를 전제로 달았으나, 김대중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미국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으로 부터 냉대를 받았다. 노 당선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워싱턴에서 북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알았던 사람들은 당시 김 대통령의 방미가 너무 이르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낭패를 초래했다. 지금은 미국이 대북정책 방향을 확고히 했다. 오히려 노 당선자 진영이 대북 정책을 가다듬어야 한다." -새 정부가 추진해야 할 경제과제는. "김 대통령은 많은 개혁을 했다. 하지만 3가지 과제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다. 첫째는 도산법 개혁이다. 파산법이 정비되지 않았다. 또 하나는 국영은행의 민영화다.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을 서둘러 민영화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지배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일이다." -외국에선 한국의 노조가 강경하다고 우려하는데. "강성 노조가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게 있다. 국영은행이 부실 기업을 구제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노조가 강성기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기업들이 어려워질 경우 정부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구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요구를 적절한 선에서 자제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국영은행의 민영화나 국책은행의 사유화가 시급한 것이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