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경제계 '뜬별 진별'] (금융계) 김승유 하나은행장 스타로

금융계는 올해 합병 회오리 등으로 그 어느 해보다 숨가쁘게 움직였다.

그만큼 금융계 스타들의 명암도 크게 엇갈렸다.금융계에서 올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로는 김승유 하나은행장, 고영선 대한생명 사장,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 등이 꼽힌다.

김승유 행장은 후발은행이던 서울은행과 합병을 성사시켜 하나은행을 일약 자산규모 3위 대형은행으로 탈바꿈시켰다.

김 행장은 과거 보람 및 충청은행을 인수한 경험을 살려 다른 은행들이 6개월 이상 걸린 통합작업을 불과 66일만에 끝내 합병의 새모델을 세웠다는 평가도 받았다.고영선 사장은 최근 대한생명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다.

99년 신한생명 사장에 올라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는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한 그가 보험업계의 공룡 대한생명을 어떻게 회생시킬지 주목되고 있다.

한미은행 은행장을 지낸후 회장직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신동혁 회장은 지난달 순수 은행인 출신으로는 두번째로 은행연합회장에 선출돼 또다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황영기 사장은 증권가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업계의 주식 약정 지상주의식 영업방식을 '노선버스식 경영'이라고 비판하면서 경영 차별화론을 내놓았다.

신용불량 직원을 영업 일선에서 제외시키고 고객들의 주식을 자주 사고팔아 올린 수수료는 인사평가에서 반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그가 과연 증권업계의 고질적인 영업 병폐를 고칠수 있을지 관심사다.반면 강정원 전 서울은행장, 박종수 대우증권 사장 등은 세간의 관심사에서 멀어진 케이스다.

강 행장은 지난해 49세의 젊은 나이로 서울은행장에 올라 주목받았으나 하나은행과 합병을 앞두고 인원감축 등의 문제로 고전하다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한채 사표를 던지고 퇴장했다.

박 사장은 지난 8월 영업직원이 고객인 기관투자가의 계좌를 해킹하고 11월에는 고객 돈을 빼돌려 주식투자를 하다가 직원이 적발되는 등 불운한 한 해를 보냈다.

또 끊임없는 매각설 속에서도 마땅한 새주인을 찾지 못해 고전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리처드 사무엘슨 UBS워버그증권 전 한국지점장겸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일부 고객에게 유출한 사실이 적발돼 금융감독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 일로 그는 일본으로 근무처를 옮기는 수난을 겪었다.

건설증권 박노훈 사장은 쓸쓸한 퇴장 만큼이나 화제를 뿌린 인물이다.

박 사장은 수익구조 악화를 이유로 스스로 청산을 선언, 연말 증권가를 술렁이게 했다.그의 청산 선언은 증권사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됐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