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大예측] 국내경기 : (기고) "산업공동화 막아야"

최공필

산업공동화는 우리 경제의 기반인 제조업의 경쟁력이 개방 환경이 정착되면서 점차 저하되고 있음을 나타낸다.우리가 만드는 제품의 가격은 세계적인 경쟁 심화로 점차 낮아지는 반면 임금이나 기타 고정 비용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일부는 해외 노동력 활용으로 가격경쟁력 하락에 대처하고 있으나 제조업 경쟁력의 저하 추세는 글로벌화에 성공한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사실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중국 등 역내의 풍부한 노동력이 국경없는 무역 전쟁시대를 맞아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반면 기술면에서의 우위는 세계시장을 기반으로 경쟁할 때 확보될 수 있다.

규모의 경제라는 혜택을 구가하려면 세계시장의 접근 가능성이 결정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막강한 인적재원은 기술면에서의 격차까지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더욱이 우리를 포함한 주변 국가들은 모두 제조업 위주로 성장기반이 짜여 있기 때문에 주변의 값싼 노동력은 현단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산업공동화 요인이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구도하에서 우리가 가격 경쟁력 유지에만 메달리다보면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기 쉽다.

산업공동화를 배경으로 우리 제조기반의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화와 '업그레이드'(Up-Grade)는 불가피한 선택이다.또한 산업공동화는 제조기반을 대체할 만한 뚜렷한 업종이 부각되지 않은 우리 경제의 앞날에 심각한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서비스부문의 개발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이 또한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제이기 때문이다.

호텔과 식당으로 대표되는 듯한 서비스업종은 사실 금융이나 교육 문화 부동산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문제는 가치창출의 안목을 가진 전문적 개발인력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야말로 효율적으로, 심도있게 이루어져야 장래에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작 상대적으로 열세인 서비스 부문을 이 상태에서 방치할 경우 우리는 환율에 민감한 제조업종에 메달릴 수 밖에 없으며 역내 환율 전쟁의 희생물이 되기 십상이다.

또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종 사이의 생산성 격차는 디플레이션 요인을 강화시켜 제조업 왕국인 일본과 독일의 현 모습을 초래하는데 일조했다.

따라서 산업공동화는 산업간 균형발전을 도모하라는 시장의 강력한 메시지이다.

산업공동화는 산업차원의 문제인 동시에 금융부문의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산업정책 차원에서의 접근은 반드시 금융 부문의 지원 체계에 대한 검토를 전제로 한다.금융과 산업의 유기적인 보완관계가 이루어져야 안정적인 지속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제조기반은 역내의 취약 부문이나 경쟁구도를 감안하여 서비스 부문과의 균형발전을 토대로 강화되어야 한다.